지난 7월 10일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오픈월드 생존 MMO <원스 휴먼>은 시즌제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첫 시즌은 약 6주간 유지되며 이후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원스 휴먼>은 시즌이 바뀌면 게임 플레이가 ‘리셋’되는 구조다. 다만, 이용자들의 플레이 내역이 모두 초기화되는 ‘하드 리셋’이 아니라, 새로운 시나리오 플레이에 필요한 일부 요소만 초기화하는 ‘소프트 리셋’ 구조를 채택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시즌 전적 초기화가 소프트 리셋의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육성과 성장의 비중이 높은 MMO 장르에서 리셋은 보기 드문 방식이다. 하드 리셋이건 소프트 리셋이건 이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력이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 이는 이용자들의 플레이 욕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차피 사라져 버릴 데이터인데 누가 열심히 캐릭터를 키우고 싶겠는가?
<원스 휴먼> 또한 MMO 요소를 채택한 게임인 만큼 이런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유저들이 불안을 표한 것. 이에 넷이즈 측은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며 유저들의 마음을 달래는 한편 <원스 휴먼>의 시즌제와 리셋 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 유저들이 게임에 쏟은 시간과 노력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개발진의 메시지
◈ 완전 리셋? No. 중요한 건 남기고 일부만 리셋
<원스 휴먼>은 시즌마다 새로운 시나리오와 콘텐츠를 선보인다. 시나리오에 맞춘 시즌 목표와 게임 플레이 메커니즘도 함께 제공된다. 새 시나리오를 진행하다 보면 추가적인 지역이 개방되거나 새로운 스토리라인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리셋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캐시 및 캐시로 구매한 아이템들은 유지된다. 시즌 목표 보상 화폐인 스타크롬과 캐릭터 육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설계도와 모듈도 그대로 유지된다. 코스튬, 액션, 영지 프리셋 등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요소도 마찬가지로 리셋되지 않는다.
자재, 의약품, 탄약 등의 필수 자원은 일부를 선택해서 새로운 시즌으로 이월할 수 있다. 반면 캐릭터 레벨, 월드맵의 탐험 진행 상황, 시나리오 진행 상황은 모두 리셋된다. 레벨이 리셋된다는 점에서 불안해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 스펙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설계도와 모듈이 그대로 유지되며, 레벨 자체도 빠르게 오르는 편인 만큼 레벨 리셋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 캐시로 구매한 아이템은 당연히 리셋되지 않고
▲ 육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설계도와 모듈도 그대로 유지된다.
◈ <원스 휴먼>의 리셋은 새로운 경험을 위한 것
월드맵 탐험과 시나리오 진행 상황이 초기화되는 이유는 새 시즌과 함께 새로운 시나리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맵 구조도 바뀐다. 콘솔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한 챕터를 끝내고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는 느낌이다.
여기에는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의 격차를 줄인다는 이유도 있다. 월드 곳곳에 자유롭게 영지를 세울 수 있는 만큼 좋은 위치를 선점한 이가 유리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시즌제를 채택한 이유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회사 측의 입장일 뿐, 유저 입장에서는 극히 일부라도 자신의 노력이 사라지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길 수 있다. 여기서 <원스 휴먼>이 제법 현명한 답을 내놓았다. 레벨을 초기화할지언정 성장의 핵심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며, 새로운 시즌과 함께 후속 시나리오를 추가하고 맵 일부를 변경하는 것으로 ‘리셋’이 아닌 ‘변화’로 인식될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 시즌 종료 후 찾아오는 것은 ‘리셋’이 아닌 ‘변화’ 일지도
▲ 맵이 바뀐다면 새롭게 탐험하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원스 휴먼>의 리셋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라는 점이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테크트리를 다시 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수고가 들긴 하겠지만 그 과정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리셋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측면도 없진 않다. 새로운 시나리오의 시작과 함께 위기가 찾아왔는데 최종 스펙을 맞춘 캐릭터로 손쉽게 위기를 해결해 버려서야 몰입감이 깨지지 않겠는가?
또한, 시나리오 플레이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플레이 내역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시즌 중 획득한 모든 아이템을 에버랜드(이터널랜드)에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넓은 지역을 자유롭게 꾸미고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놀 수 있는 개인 공간으로, 시즌 서버와는 별도로 운영되는 만큼 시즌이 바뀌더라도 리셋되지 않는다.
▲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에버랜드. 비행 시점도 제공된다.
새 시즌에서 유지되는 것
- 캐시 및 캐시로 구매한 모든 아이템
- 스타크롬, 설계도, 모듈, 코스튬, 액션, 이모티콘, 친구목록
- 영지 프리셋 (단, 설치를 위한 자재는 별도로 필요함)
- 자재, 의약품, 탄약 등 필수 자원 일부
- 에버랜드(이터널랜드) 전체
새 시즌에서 유지되지 않는 것
- 캐릭터 레벨
- 월드맵 탐험 진행 상황
- 시나리오 진행 상황
마지막으로 <원스 휴면>은 올해 중 두 개의 새로운 시나리오로 ‘새로운 생존 요소가 있는 PvE 시나리오’와 ‘파벌 간의 대립을 중심으로 한 PvP 시나리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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