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임즈’의 신작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가 정식 출시 6일만에 구글 매출 2위를 달성했습니다. 지금은 4위까지 내려갔으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와 함께 TOP 10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며 카카오 게임즈의 저력을 보여줬죠.
<아레스>가 전면에 내세운 특징은 크게 3가지입니다. SF 배경의 세계관, 논타겟팅 액션, 슈트 체인지 시스템. 과연 <아레스>는 이 특징들을 통해 다른 MMORPG와는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을까요?
게임이라면 다들 한가락씩 하는 헝그리앱 기자들이 모여 <아레스>의 주요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유진호 기자 |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다 건드리지만, 금방 질려서 다시 다른 게임을 찾아다니는 찍먹 전문 게이머. 최근에는 ‘스노우 브레이크’, ‘신의 탑’, ‘그랜드 크로스’, ‘타이니 테일즈’, ‘디펜스 더비’를 해보는 중. |
김지훈 기자 |
액션 게임을 좋아하지만, 모바일 환경과 액션은 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올드 게이머. 모바일 디바이스의 특성까지 고려해서 만든 훌륭한 액션 게임은 아직까지도 '인피니티 블레이드' 하나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요즘 하는 게임은 '검은사막'과 '가디언 테일즈' |
박영진 기자 |
‘밀리언아서’, ‘큐라레’, ‘페이트 그랜드오더’에 쓴 돈이 각각 천만원을 넘는다는 걸 깨닫고 더 이상 뽑기가 있는 게임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아직 탈출하지 못한 의지박약 게이머. 요즘 하는 게임은 ‘니케’와 ‘로스트 아크’. |
■ <아레스>는 기존 MMORPG와의 차별화를 위해 SF 세계관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SF가 아니라 중세 판타지에서 SF까지 확장된 세계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죠. 즉 완전한 SF가 아니라 적당히 혼합된 세계관이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실제 게임의 느낌은 어땠습니까?
유진호 : 컨셉 아트나 PV영상, 그리고 튜토리얼 단계에서는 SF 느낌이 강한 편이었죠.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SF의 인상이 흐려졌어요. 풍경, 몬스터, 각종 구조물 등, 게임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요소들 중 상당수가 판타지쪽의 느낌이 더 강했거든요.
전투도 비슷했습니다. 총기류를 사용하고, 슈트 체인지라는 독특한 시스템도 있어서 처음에는 SF 느낌이 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이게 결국은 칼, 도끼, 주먹을 휘두르고 마법을 쓰는 거잖아요? 게임을 플레이하면 플레이할수록 어디가 SF라는거지? 라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물론 연출은 좀 SF스럽긴 했지만 딱 그 정도였던 것 같네요.
김지훈 : 한국에서는 아직 SF가 비주류 장르입니다. 기존 MMORPG와의 차별화를 위해 SF 세계관을 넣긴 했지만, 개발사에서도 너무 SF쪽으로만 비춰지는 건 피하고 싶었을 거예요. ‘기존 게임들이랑은 뭔가 다르다’는 첫인상을 원하는 거지, 마이너 장르라는 인식이 생기는 걸 원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늘 보던 것 같은데 조금은 다르네?’ 정도의 인상을 노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 SF 요소가 있긴 하지만, 비중이 그렇게 높지는 않아 보였다.
박영진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아레스>가 딱히 SF요소를 메인으로 미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같은 카카오 게임즈의 <오딘>이나 <아키에이지 워>도 포함해서, 구글 매출 순위권에 있는 MMORPG 대부분이 판타지 배경이잖아요? 집안 싸움도 피하고 타겟층도 좀 더 확장해보고 싶긴 한데, 그렇다고 너무 큰 모험을 할 수는 없었겠죠.
그래서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기존 MMORPG와 유사하게 가져가고, 개발사에서 가장 자신있어하는 액션 쪽에서 살짝 차별화를 뒀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조작감, 액션, 손맛 같은 것들만 강조하기에는 기존에도 비슷한 슬로건을 걸고 나온 게임들이 많았고 사실 다 고만고만 했잖아요?
그러니까 시각적인 면에서 먼저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했을테고, 그걸 위해 꺼내든 카드가 SF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김지훈 : 저희 세 명 모두 SF느낌이 그리 강하지는 않다고 말하긴 했는데요. 기존 MMORPG들과의 차별화 수단으로서 보자면, 지금 수준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사실 <아레스> 유저 중에서 진짜 SF 마니아는 거의 없지 않을까요? 애초에 개발사에서도 그쪽 유저들을 노린 건 아닐테니까요. 그러니까 ‘SF적인 요소가 약하긴 한데, 그게 딱히 <아레스>의 약점은 아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 <아레스>의 SF 요소는 익숙함 속에 가미된 양념 같은 인상.
SF 마니아층을 노린 게 아니라면 이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 <아레스>는 출시 전부터 액션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내비쳤습니다. 논타겟 후판정 전투 방식을 채택해서 전투의 재미를 보여주겠다고 했는데요. 직접 플레이해보니 어땠나요?
유진호 : 확실히 핵앤슬래시 타입의 MMORPG에 비해서는 좀 더 싸우는 느낌이 나긴 합니다. 핵앤슬래시 방식의 전투는 모션이나 이팩트 같은 걸 아무리 화려하게 만들어도 시스템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계속 하다보면 결국 알맹이는 똑같게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아레스>는 캐릭터의 공격 모션이랑 타격 판정이 일치해서 그런지 시각적인 박력이 달랐습니다. 특히 액션 게임을 하는 것처럼 1대 다수의 전투가 매끄럽게 진행되니까 자동전투를 돌려놔도 보는 맛이 있어요.
자동사냥을 돌려두면 알아서 슈트 체인지까지 해가면서 싸우잖아요? 3종류의 슈트와 무기에 붙은 스킬까지 계속 바꿔가면서 쓰니까 뭔가 굉장히 다채로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김지훈 : 저도 전투 액션이나 연출 부분은 높은 점수를 줄 것 같습니다. 적어도 MMORPG라는 틀 안에서 이정도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게임은 많이 없었어요. 수동 전투의 손맛을 강조하긴 했지만, 자동 전투로도 충분히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특히 수동 전투를 너무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원래 사람이라는게 자기가 잘 하는 걸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고, 더 하게 만들고 싶고 그러잖아요? 액션에 자신이 있는 개발사라면 수동 전투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싶을 만도 한데 그걸 잘 참은 것 같아요. 실제로 <아레스>도 수동보다는 자동으로 플레이하는 시간이 훨씬 길거든요.
그렇다곤 해도 확실히 자동보다는 수동이 효율이 더 좋습니다. 자동으로 진행하다가 막히면 수동으로 뚫을 수 있고, 레이드나 다크 디멘전 같은 공헌도 경쟁 콘텐츠에서는 수동으로 스펙 차이를 누를 수도 있었어요. 강요하는 게 아니라 슬쩍 이득을 줘서 가끔씩은 수동으로 해보고 싶어지도록 잘 유도한 것 같네요.
▲ 자동으로도 가능하지만, 수동으로 하면 좀 더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
박영진 : 액션은 잘 만들었어요. 그런데 일주일 정도 플레이해보니까 결국은 <아레스>도 드라마틱한 차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0레벨쯤 되면 슬슬 잡몹들도 강해지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현저하게 체감되더라고요.
그 중에서 제일 큰 건 몹들이 공격을 받아도 경직이 없다는 점이에요. 이게 초반에는 몬스터가 금방 죽으니까 별 문제는 안 되요. 그런데 레벨이 높아질수록 잡몹들도 단단해져서 한참을 공격해야 죽으니까, 이때부터 경직이 없다는 점이 강조되더라고요.
내가 열심히 몬스터를 때리는데 몬스터도 그냥 맞으면서 나를 때려요. 너 치고 나 치고. 그상태로 한참을 싸우죠. 이렇게 되면 <아레스>가 자랑하는 논타겟이나 후판정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결국 하는 짓은 핵앤슬래시랑 똑같으니까요. 액션을 활용할 수 있는 틀은 갖춰 놨는데,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김지훈 : 그런 면이 좀 있긴 하죠. 저는 겔리온 기지 전투 4단계를 15,000대 전투력으로 들어갔을 때 비슷한 인상을 받았어요. 권장 전투력보다 3천 정도 낮은 상태였는데… 잡몹들이 왕창 몰려나오는 패턴은 스펙으로 미는 게 아니면 답이 없겠더라고요. 수동으로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점도 없고. 이런 점을 보면 큰 틀에서는 기존 MMORPG와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
유진호 : 그래도 다크디멘전, 기간토마키아 같은 보스전은 괜찮지 않나요? 전투력이 낮아도 패턴을 보고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니까요. 도전모드의 군단장 헥스도 전투력 2천 정도 낮은 상태에서 패턴 공략으로 무난히 잡을 수 있었거든요.
▲ 처음부터 패턴 공략을 전제로 디자인 된 전투는 재미있지만
▲ 그렇지 않은 전투는 기존 MMORPG처럼 스펙으로 극복해야 한다.
박영진 : 그 콘텐츠들은 아예 패턴을 공략하도록 세팅된 콘텐츠니까요.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피할지, 회피만으로 부족하다면 슈트 체인지 무적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워로드라면 가드나 카운터로 처리할 수 있는지 등등. 이런 요소들을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거든요. 그런 건 참 재밌죠. 그건 나도 인정.
문제는 이런 형태로 디자인이 안된 전투는 그냥 스펙 싸움이에요. 대표적인 예가 조금전에 말한 잡몹들이고요. 한가지 더 예를 들자면 2막 2장 4챕터에 나오는 불칸. 그 화염방사기 쏘는 놈 있죠? 단차를 이용해서 클리어하는 꼼수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뉴비 절단기’ 이라고 악명이 자자한 놈이었잖아요?
김지훈 : 그 화염방사기! 쓰기도 자주 쓰고, 범위도 넓고, 회피하면 그 방향으로 나를 따라오고. 그건 진짜 스펙으로 찍어 누르는 거 외에는 답이 없는 보스였죠. 필드 네임드로 나오는 불칸은 잡을만한데, 스토리 보스로 나오는 불칸은 화염방사기가 너무 아팠어요.
거기다가 <아레스>는 회복 수단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으니까 다른 MMORPG처럼 물약을 먹으면서 버틸 수도 없죠. 그래서 스펙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 화염방사기에 대한 울분을 토하는 김지훈 기자. 쌓인 게 많은 듯하다.
박영진 : 저는 <아레스>의 액션이 약한 몹을 몰아 잡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진삼국무쌍’ 시리즈 같은 느낌으로요. 그런데 정작 그런 타입의 콘텐츠가 없죠.
중국산 MMORPG를 보면 ‘경험치 던전’이라고 해서 짧은 시간동안 적당히 약한 몹을 왕창 뿌리는 형태의 콘텐츠가 있어요. 만약 <아레스>에도 그런 콘텐츠가 있었다면, 액션을 좀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유진호 : 자동사냥을 할 때 몹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었어요. 전투 시스템이 몰이사냥을 하면 딱 재밌을 것 같은데, 묘하게 몬스터 개체수가 적은 것 같긴 하더라고요. 특히 모리아 기지요.
박영진 : 사실 MMORPG로 보자면 <아레스>의 액션은 상당히 준수한 편인 건 맞아요. 개발사에서 출시 전부터 ‘액션’을 강조해왔잖아요? 그래서 저도 ‘액션’ 쪽으로 좀 파고들어서 아쉬운 소리를 한 거지, 어쨌건 이 게임은 MMORPG니까 그 틀 안에서 보자면 스펙싸움으로 간다는 게 딱히 단점이라고 할 순 없겠죠. 그건 다른 MMORPG도 마찬가진데.
김지훈 : 정리하는 건 제 역할인데 박영진 기자님이 정리를 해버리셨네요. <아레스>의 액션은 장르의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MMORPG로서는 제법 준수한 편이다.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죠?
한마디 덧붙이자면, 보스 패턴 공략도 넓은 범위에서 보자면 결국은 장판 피하기니까 딱히 새롭다는 느낌은 없네요. <아레스>만의 기믹을 살릴 수 있는 그런 보스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더 할 말 있으신분?
유진호 : 칭찬 하나 할게요. 보조 무기 시스템 아주 좋았습니다. MMORPG에서 근접 캐릭터를 고르면 항상 사냥에서 좀 손해보는 느낌이 있잖아요. 몬스터를 보고 달려가는데 원거리 캐릭터가 툭 쳐서 데려가고, 또 툭 쳐서 데려가고.
그런데 <아레스는> 근접 캐릭터도 보조무기로 총을 쓰니까 손해보는 느낌이 안 들어서 좋았습니다. 워로드는 보조무기가 방패인 대신 몬스터한테 첫 공격 시 돌진 거리가 다른 근접무기보다 훨씬 더 길고 돌진 속도도 빠르죠.
제가 MMORPG에서 주로 근접 캐릭터를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는데, 이 게임에서는 근접 캐릭터라 손해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소소하게 만족스러운 부분이라서 칭찬 한번 해주고 싶네요.
▲ 시원시원한 몰이사냥이야말로 <아레스>의 참맛.
■ 마지막 주제는 ‘슈트 체인지’ 입니다. 전투 도중 실시간으로 캐릭터나 직업을 바꾸는 건 사실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은 아니죠. 이것을 <아레스>에서는 슈트 체인지라는 형태로 구현했는데, 과연 얼마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이야기를 해봅시다.
유진호 : 사전 인터뷰에서 이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바로 ‘캐릭터 교체’를 떠올렸죠.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하는 건 비교적 흔한 방식이기도 하니까요. 그게 캐릭터 교체일수도 있고, 무기 교체일 수도 있고, 직업 교체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무엇을 교체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식으로 교체하고 왜 교체하는가?’라고 생각해요.
특히 모바일 게임에서는 가장 많이 보이는 게 캐릭터 교체인데요. HP가 줄어들었으니 다른 캐릭터로 바꾼다거나 속성이 우위인 캐릭터로 바꾼다거나, 대부분 그 정도로만 활용되더라고요.
김지훈 : 한 캐릭터로만 계속 플레이하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으니, 여러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하게 만든다는 이유도 있을 테고요. 그런데 뭐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 때문이겠죠. 얻어야 할 캐릭터, 육성해야 할 캐릭터가 많아지면 돈도 그만큼 더 써야 할 테니까요.
결국 <아레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분명히 인터뷰에서는 ‘슈트에 대한 과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논의를 많이 했다’라거나, ‘슈트가 3배의 과금을 의미하는 건 아닐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을 했는데, 실제로는 과금에 대한 부담이 꽤 큰 편이잖아요.
박영진 : 슈트 체인지가 딱히 새로운 요소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게임에 좀 더 액션성을 부여하는 역할은 하는 것 같습니다. 슈트 체인지가 하나의 공격 스킬이기도 하고, 무기가 바뀌니까 캐릭터가 보여주는 액션도 계속 달라져서 화려한 맛이 있어요.
구하기 힘든 연계 스킬은 일단 제외하고, SP 스킬, 버스트 스킬, 슈트 체인지까지 포함해서 슈트 1개당 쓸 수 있는 스킬이 6개. 슈트 3개로 치면 총 18개의 스킬을 쓸 수 있는데 이게 다 공격 스킬이죠. 그만큼 보여지는 액션의 가짓수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캐릭터 하나에 스킬 18개를 쑤셔 넣으면 너무 난잡해 보일 수도 있었는데, 이걸 슈트 3개로 분할한 건 좋은 판단이라 생각되네요. 다만, 슈트 3개를 전부 과금으로 얻어야 한다는 점은 부담스럽긴 하죠. 뭐 그에 대한 평가는 개발사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고요.
▲ 다양한 슈트는 <아레스>만의 개성이면서 부담스러운 과금 요소이기도 하다.
유진호 : 보스전에서도 슈트 체인지의 역할이 꽤 중요하죠. 김지훈 기자님이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아레스>의 보스전은 대체로 장판 피하기와 비슷한 형식이잖아요? 그런데 슈트 체인지는 보스 패턴을 피하면서 동시에 공격도 할 수 있으니까, 이걸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순위가 달라지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슈트 체인지를 너무 아끼면 스킬을 많이 못써서 딜량이 줄어드니까 이 판단이 나름대로의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 같기도 해요. 전에 레이드에서 막판에 1위로 치고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분이 참 좋았어요. 유지시간이 긴 장판 패턴이었는데, 1위였던 분이 장판 밖으로 피해 있을 때 저는 연속 슈트 체인지로 버티면서 계속 딜을 했었죠. 그땐 참 짜릿했어요.
김지훈 : 그럼 유진호 기자님은 <아레스>에는 처음에 말씀하셨던 ‘어떻게 교체하고 왜 교체하는가?’에 대한 답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슈트 체인지가 단순히 무기를 바꾸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공격 스킬이기도 하죠. 거기에 효과적인 회피 수단이면서 회복 수단이기도 하니까요.
유진호 : 그렇죠. <아레스>에서 제일 중요한 시스템이 슈트 체인지일걸요? 당장 슈트 체인지 없이 플레이해보면 게임이 엄청나게 답답하게 느껴질 겁니다. 잘 사용되지도 않는 보여주기 식 캐릭터 변경이 아니라, 이 게임의 최대 특징인 ‘액션’에 잘 녹여낸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슈트 뽑기는 좀…. 이게 시스템은 참 괜찮은데, 그게 뽑기식 BM이랑 다이렉트로 연결되어 버리니까 방금 말한 장점들이 시들해지는 느낌이긴 하네요. 슈트를 하나만 뽑으면 되는 구조였다면 그래도 납득했을 텐데, 슈트 3개를 속성까지 맞춰서 뽑아야 하니까 이게 좀 부담스러워요.
▲ 슈트 체인지는 <아레스>의 액션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박영진 : 슈트 체인지를 좀 더 공격적으로 쓸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네요. 어차피 게임에서도 슈트 체인지를 적극적으로 쓰도록 권장하고 있으니, 슈트 체인지 스킬이나 무적시간에만 쿨타임을 적용하고 슈트 교체 자체는 제한을 없애는 식으로…
워로드의 가드나 카운터는 사실상 수동 전투 전용이잖아요? 그런데 수동 전투 시에는 최대한 딜을 뽑아야 하니까 슈트를 계속 바꿔가면서 스킬을 돌려야 해요. 가드나 카운터를 쓰려고 워로드 슈트를 계속 입고 있는 것 자체가 패널티가 되어버리니까.
이왕 액션성을 강조해서 만들었으니까, 좀 더 액션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김지훈 : 음, 두 분의 말씀을 들으니 슈트 체인지가 <아레스>에서는 상당히 중요도가 높은 시스템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네요. 이게 뭐 아주 특별하거나 새로운 건 아니지만, 다른 MMORPG와 비교해서 <아레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과금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꽤 많습니다. <아레스>관련 커뮤니티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슈트 3개에 속성까지 넣은 건 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나, ‘슈트 획득 방식을 좀 더 다양하게 제공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 워로드의 카운터는 손맛이 끝내주지만 정작 써먹을 곳은 많지 않다.
■ 그럼 마지막으로 <아레스>에 대한 기자님들의 평가를 간단히 말씀해주세요.
유진호 : 한마디로 ‘오징어가 들어간 제육볶음’. 맛 자체는 늘 먹던 것과 똑같은데, 재료가 한 가지 더 추가되면서 식사 만족도가 좀 더 높아졌습니다. 게임의 큰 틀은 기존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는 액션에 힘을 많이 줘서 나름대로 차별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김지훈 : 한마디로 ‘BBQ 황금올리브 치킨’. 이게 지금 한국에서 제일 비싼 치킨이라죠? 먹어보면 확실히 맛은 있습니다만, 그 점을 고려해도 비싼 건 사실이에요. 슈트 체인지는 분명 매력적인 차별화 포인트지만, 동시에 과금에 대한 부담을 높인다는 점에서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박영진 : 아니, 이분들이 막판에 왜 이렇게 무리수를 던져. <아레스>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액션이 다른 MMORPG에 비하면 꽤 박력이 있고, 수동 조작으로 부족한 스펙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것도 가능하죠. 구간별 콘텐츠도 꽤 많이 준비되어 있는데, 각 콘텐츠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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