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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그리앱 등록일(수정) : 2026-08-21 19:11:15
  • [PC] 넥슨게임즈의 ‘우치 더 웨이페어러’가 그리는 ‘조선 판타지’ 세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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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트리플A급 액션 어드벤처 게임 ‘우치 더 웨이페어러’가 구현하고자 하는 ‘조선 판타지’ 세계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강연이 진행되어 업계 관계자와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넥슨게임즈 로어볼트스튜디오 목영미 아트 디렉터(AD)는 21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하모니 볼룸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서울 2026(Unreal Fest Seoul 2026)'에서 개발 중인 신작 액션 어드벤처 '우치 더 웨이페어러(Woochi the Wayfarer)'의 아트 디렉션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목영미 AD는 '우치 더 웨이페어러: 게임 속 조선은 왜 조선처럼 보이지 않는가? UE5로 재정의한 한국 판타지 아트 디렉션'을 주제로, 그 동안 국내 게임 업계에서 쉽사리 시도하지 못했던 조선 판타지 장르 개발에 도전하며 아트팀이 세운 기준과 이를 언리얼 엔진 5로 구현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아시아 판타지’와 ‘조선 판타지’를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

목영미 AD는 높은 완성도로 화제를 모았던 ‘검은 신화: 오공’,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등 동아시아 판타지 게임들을 예시로 들며, 각각의 게임은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현한 훌륭한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비주얼만으로는 문화적인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을 화두로 던졌다. 이어, ‘우치 더 웨이페어러’ 아트팀이 조선의 정체성을 명확히 구현하기 위해 한복, 얼굴, 풍경, 그리고 설화 속 존재들을 어떻게 고증하고 해석했는지 공유했다.

개발진이 가장 먼저 부딪힌 난제는 한복이었다. 목영미 AD는 “한복은 멋지고 아름답지만 게임 개발자에겐 재앙이나 다름없었다”며 “고증을 고수하면 임팩트가 부족하고 밋밋해지는 반면, 판타지적 디테일을 더할수록 한국적 실루엣에서 멀어지는 딜레마에 부딪혔다”고 회고했다. 조선 판타지라는 장르를 새롭게 개척하다 보니 참고할 만한 자료나 레퍼런스를 찾기도 어려워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난도가 매우 높았다.

실제 구현단계에서는 여러 기술적인 어려움도 나타났다. 여러 겹으로 이뤄진 한복의 구조의 특성으로 인해 캐릭터가 움직일 때 레이어 간 충돌이 발생했고, 한복 특유의 넓은 소매와 넉넉한 품이 캐릭터 메시(Mesh)를 관통하는 사례도 있었다. 언리얼 엔진 5의 카오스 클로스(Chaos Cloth) 세팅과 실시간 클로스 시뮬레이션(Cloth Simulation)의 퍼포먼스에 부담이 커진다는 것도 문제였다.

‘우치 더 웨이페어러’ 아트팀은 게임 안에서 안정적으로 구현이 가능하면서도 한복의 특징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최적의 실루엣을 찾기 위해 직접 다양한 한복을 구매해 입어보고 스캔하는, 몸으로 부딪히는 리서치를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한국 고유의 실루엣을 지닌 '갓'과 '도포'를 기준점으로 삼고, 실루엣은 담백하게 유지하되 시뮬레이션에 영향이 없는 영역은 레이어드로 밀도를 보완하는 방향을 정립했다.



▲’우치 더 웨이페어러’ 한복 콘셉트 디자인


기술적으로는 옷 전체를 하나의 시뮬레이션으로 처리하지 않고 역할을 분리했다. 본 시뮬레이션(Bone Simulation) 기능으로 전체적인 옷의 흐름과 큰 실루엣을 잡아두고, 자연스러운 흔들림이 필요한 일부 영역에만 카오스 클로스 시뮬레이션(Chaos Cloth Simulation)을 적용하는 최적화 방식을 통해 한복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실시간 퍼포먼스를 동시에 향상했다.

목영미 AD는 “한국 역사를 소재로 쓴다는 점에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며, 특히 고증이라는 지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많은 시행착오와 치열한 논의를 거쳐 철저한 고증을 거치되, 고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위한 도구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어 고증과 판타지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 고증-판타지 배분 원칙을 구체적으로 설정했다. 플레이어 캐릭터와 주연급 NPC는 판타지 70% · 고증 30%, 일반 NPC는 판타지 30% · 고증 70%, 배경은 50:50 비율로 설계해 모든 팀원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목영미 AD는 “한복을 만들면서 고증 그대로 게임에 옮긴다고 해서 무조건 조선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중국과 일본 문화와의 차별성을 구축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실제로 쓰인 것은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히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진짜 조선의 모습을 찾아서

조선 판타지 게임의 캐릭터 얼굴을 찾아가는 과정도 상세히 소개했다. 목영미 AD는 “그 동안 아시아 판타지 게임에서 본 캐릭터들은 동양인처럼 보이긴 하는데 어딘가 우리의 얼굴은 아닌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며, “우치 더 웨이페어러에서는 진짜 한국인의 얼굴을 보여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우치를 비롯한 주요 캐릭터는 실제 배우를 캐스팅해 3D 스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캐스팅, 3D 스캔 촬영, 모델링 수정, 텍스처·스킨 셰이더 반응 확인, 인게임 검증, 캐릭터 적용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거쳐 구현했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관군, 양반, 주모, 대장장이 등 세계관을 채우는 NPC의 얼굴을 위해 넥슨게임즈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3D 얼굴 스캔 참여자를 모집했다는 비하인드였다. 짧은 모집 기간에도 1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지원했으며, 이 중에는 실제 프로그래머, 배경 아티스트, 애니메이터, 게임 디자이너 등 개발진의 얼굴도 다수 포함됐다.


▲넥슨게임즈 사내 페이셜 3D 스캔 결과



목영미 AD는 “이 얼굴들이 게임 속 세계관에 들어가면서, 공간이 훨씬 더 현실감 있게 살아났다”며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 우리 주변에 실제로 있을법한 사람들의 얼굴이 더해지면서 조선 판타지라는 게임의 정체성이 한층 더 또렷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션에서는 ‘우치 더 웨이페어러’의 몬스터 디자인의 콘셉트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었다. 목영미 AD는 ‘그슨새’, ‘강철이’, ‘어둑시니’ 등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한국 설화 속 요괴들을 조명하며, 수백 년을 이어져 온 존재임에도 명확한 이미지가 없고 모두가 다르게 상상하고 있다는 점이 개발진에게는 오히려 좋은 출발점이 되었다고 짚었다.

특히 한국 도깨비의 경우 일본의 오니(鬼)와 비슷한 존재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일본의 오니가 악귀에 가까운 인상인 반면, 도깨비는 이야기 속에서 장난스럽고 인간적이며 때로는 친근한 존재로서 그려진다. 목영미 AD는 “’우치 더 웨이페어러’에도 인간과 맞닿아 있는 존재로써 도깨비가 등장한다”며 ”추후에 저희가 만든 도깨비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주도 전승에서 볏짚 도롱이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등장하는 요괴 ‘그슨새’와 한국사자탈을 모티브로 한 '광사족' 등 우치 더 웨이페어러 몬스터 콘셉트 이미지가 이번 강연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우치 더 웨이페어러 몬스터 콘셉트 이미지




‘우치 더 웨이페어러’의 배경 아트에 대한 내용에서는 한국의 풍경을 게임에 담아내기 위한 개발진의 여러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목영미 AD는 “채도를 낮추고 화면을 어둡게 하면 단점을 가리면서 분위기를 더해주지만 우리는 한국의 빛을 어둠에 숨기고 싶지 않았다”며 밝고 화사한 비주얼 방향을 택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의 빛과 계절감, 살아있는 자연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 언리얼 엔진 5의 루멘(Lumen) 기능을 활용,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빛과 자연스러운 간접광을 만들어 냈다. 또 메가라이트(MegaLights) 로 다수의 광원을 구성해 과감한 광량과 계절감, 대기감을 살렸다. 이와 동시에 게임의 진행에 따라 요괴의 영향이 강해지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화사한 풍경과 대비되는 다크한 톤을 사용하고, 공간도 점차 그로테스크하게 변형해 유저들이 스토리와 플레이에 한층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국적 디테일을 효율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사용한 프로시주얼 워크플로우(Procedural Workflow) 기능도 함께 소개됐다. 단청 문양은 꽃 문양, 선 패턴, 테두리, 오염 등 요소를 노드(Node)로 분리해 다양한 변주를 빠르게 생성했고, 바위 이끼는 경사도와 방향 정보를 분석해 자동 배치하는 방식으로 반복 패턴 없이 실사에 가까운 식생을 구현했다.

한국의 생생한 풍경을 옮겨내기 위해 ‘우치 더 웨이페어러’ 개발진이 직접 전국 각지를 답사하며 자료를 수집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목영미 AD는 “전국 각지의 명승지와 조선시대 주요 건축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쌓아나갔다”며 “단순히 특정 장소를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이것이 진짜 한국의 풍경’이라고 느낄 수 있는 지점들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우치 더 웨이페어러 티저 이미지



목영미 AD는 강연 말미에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조선 판타지 게임을 위한 기준을 세우고, 팀원과 생각을 폭을 좁혀 나가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기준을 세웠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아트디렉터 혼자 가지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다”며, “팀원들과 함께 방향성을 정리하고, 반복해서 공유하며, 함께 기준을 맞추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팀 공통의 판단 기준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은 단순히 조선시대 배경이나 의상이 아니라, 게임 안에서 조선시대를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라며 “우리가 찾아낸 조선을 ‘우치 더 웨이페어러’ 안에서 발견해 달라”는 당부로 강연을 맺었다.




유진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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