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를 마친 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서기원 대표, 김형길 부장, 이원술 대표가 참석해 현장을 찾은 미디어와 관람객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어스토 리파인>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나오는 작품이다 보니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을 듯하다. 그런 점에서 개발사에 어떠한 기준선을 제시했는가?
· 이원술 : <어스토 리파인>을 개발할 때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딱 하나다. 원작을 했던 분들이 플레이했을 때 그때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워낙 오랜 세월이 흘렀기에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라.
그래서 ‘지팡이를 되찾기 위한 모험’이라는 플롯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얼마든지 바꿔도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어려운 마법 이름은 먼저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새로운 유저들은 이 어스토를 더 좋아해주실 것 같다.
Q. 팬으로서 ‘어스토’를 다시 세상에 내놓게 됐는데 부담되는 점은 없었나?
· 서기원 : 중학교 때 처음으로 내 돈을 주고 산 게임이 ‘어스토’였다. 팬의 한사람으로서 ‘어스토’라는 게임을 다시 만드는 데 고민이 많았는데, 스토리, 세계관, 그래픽 컨셉 등 유지해야 할 요소와 현시대에 맞지 않는 편의성 부분 등 수정해야 할 부분을 먼저 구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어스토’를 모르는 젊은 직원들이 ‘유지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있더라. ‘이건 왜 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런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스토 리파인>의 개발 기조를 잡아나갔다.
특히 ‘어스토’라는 작품이 갖는 재미를 현 시대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 직원들의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됐다.
Q. 대원미디어 측에서 리메이크 타이틀로 ‘어스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김형길 : ‘어스토’는 한국에서 매우 깊은 팬층을 보유한 작품이다. 기존에도 여러 차례 리메이크가 이루어졌으나, 명작은 계속해서 재해석되고 재탄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토리, 세계관, 캐릭터 등 지금도 먹힐만한 장점을 갖춘 게임인 만큼,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한국에도 이렇게 재미있는 RPG가 있다’라는 사실을 유저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Q. ‘포가튼 사가’나 ‘악튜러스’의 리메이크는 바라는 목소리도 많이 들리는데 혹시 계획에 없나?
· 김형길 : 작년에 <어스토 리파인>을 발표한 이후 ‘포가튼 사가’와 ‘악튜러스’를 원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많았다. 이 부분은 우리의 숙제라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정확히 타이틀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개발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추가로 굉장히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
Q. 아무래도 ‘어스토’가 고전 게임이다 보니 스토리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서사가 부족한 면이 있다. 이 부분을 보강하지는 않은 건가? 그리고 오늘 소개한 용병 시스템의 활용처는 어떻게 되는가?
· 서기원 : 스토리 라인은‘어스토’와 ‘어스토 R’을 모두 분석하면서 작업했다. 구성 자체는 원작과 동일하지만, 세부적인 대사나 스크립트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강을 거쳤다. 그 밖에도 퀘스트를 통해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했다.
<어스토 리파인>은 회차 플레이를 지원한다. 회차 플레이 시에는 기존에 얻었던 용병을 활용해서 좀 더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Q. 용병까지 포함하면 캐릭터 수가 꽤 많은데 밸런싱 기조는 어떻게 가져갔는가?
· 서기원 : 캐릭터들의 특성이나 시너지를 강조하기 위해 클래스를 정립했다. 클래스에 맞춰 시너지나 상성 효과를 볼 수 있게 구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로이드의 클래스를 세 번이나 바꾸기도 했다. 다른 캐릭터와 잘 어울리지 않거나 전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클래스를 바꾸고 스킬도 다시 만드는 식으로 여러 차례 반복 검증을 거쳤다.
Q. PC와 닌텐도 스위치로만 출시되는데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할 계획은?
· 김형길 : PC와 닌텐도 스위치를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다른 플랫폼도 가능성이 없진 않다.
Q. 원작자로서 ‘어스토’를 다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 이원술 : 이미 두 번이나 리메이크했기 때문에 지금은 전혀 생각이 없다. 다시 만들었을 때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어스토 리파인>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원작의 제작진보다 더 깊이 게임을 즐긴 분들이 만든 게임인 만큼 원작보다 나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Q. 확장팩이나 DLC도 고려하고 있나?
· 김형길 : 현재로서는 원작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충실하게 재탄생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DLC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부분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
Q. 이번 작품에도 손노리식 개그가 들어가 있을까? 그리고 올드 유저를 위한 배려로 스위치에 자막을 좀 크게 넣어줬으면 한다.
· 서기원 : 손노리 팬이라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게 손노리식 개그 아니겠나? 다만, 그 시대에 맞춘 개그가 많다 보니 현시대에 맞게 바꾸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 이원술 : 최근에 마지막 빌드를 받아서 끝까지 살펴봤는데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좀 더 손노리 감성을 담아서 현시대에 맞는 개그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
· 김형길 : 이원술 대표가 개그를 굉장히 좋아한다. 게임이 출시된 후 그의 개그 센스를 한번 살펴봐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저도 요즘 눈이 침침해지는 것 같아서, 자막을 좀 더 크게 넣어달라고 이미 요청해둔 상태다.
Q.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아직 10분의 1밖에 나오지 않았다’라는 인터뷰를 예전에 본 적이 있다. 후속작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 이원술 : 반응이 적었지만 2편까지 나오긴 했다. 당시에는 콘솔 시장이 그리 좋지 않아서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 <어스토 리파인>의 결과가 좋다면 다음 작품으로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제가 죽기 전에 결말이 나올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Q. 원작을 모르는 유저들은 <어스토 리파인>을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
· 이원술 : 원작을 아는 분이라면 어떤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새로운 유저들에게는 ‘텍스트를 읽어달라’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어스토’를 처음 만들 당시에는 국산 게임이 별로 없었다. 일본어, 영어로 된 게임을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플레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시기였기에 한국어로 스토리를 즐기면서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대사 하나하나까지 각별히 공을 들여서 만들었다.
텍스트를 읽고, 마을 주민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읽는 재미를 즐겨보시기 바란다.
Q. 마지막으로 <어스토 리파인>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 김형길 : 기대해 주신 만큼 잘 마무리해서 올해 순조롭게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플레이엑스포 기간에 대원미디어 부스에서 게임을 체험해 볼 수 있으니 꼭 플레이해 보시고 피드백 남겨주시면 마지막까지 잘 다듬어서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보겠다.
· 이원술 : 최근에 ‘폭싹 속았수다’ 라는 드라마를 감명 깊게 봤다. 간만에 가족 간의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였다. 원작 ‘어스토’를 즐긴 분이라면 이제는 부모가 됐을 나이일 텐데, <어스토 리파인>에 가족 간의 추억과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란다. 즐겁게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
· 서기원 : 한 사람의 팬이자 개발자로서 가장 걱정을 많이 한 날인 것 같다. 정말 열심히 개발했지만, 팬들에게는 아직 부족한 점이 보일 수 있다. 그런 점들을 말씀해 주시면 잘 반영해서 좋은 게임으로 완성해 보일 테니 많은 의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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