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글룸 제국은 생물이 살 만한 곳이 아니었어. 그렇잖아?
태양이 전혀 들지 않는 깊은 지하에 살 만한 것은 미생물정도 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불의 정령 살라만더가 이 저주받은 대륙에 은총을 내렸지.
태양대신 살라만더가 내뿜는 열기로 생명들이 하나 둘씩 태어났어.
하지만 인공적인 생명에는 영혼이 없기 때문에 그릇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했지. 그것이 바로 망자들이고 마족들이야.
대체 살라만더가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글룸 제국은 메디우스의 재앙이 되었어.
피를 갈구하는 마족들이 지상에 나오게 되었으니 메디우스의 미래는 뻔하지 않겠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족들이 메디우스의 태양 라토루를 두려워했다는 거야.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마족들도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했는지 후예를 만들었어.
그들이 바로 글룸 제국민 라돈족이야. 다양한 속성을 가진 마족들의 영향을 받아 라돈족 역시 다양한 모습을 가졌지.
어쩔 때는 같은 종족인지 나조차도 헷갈린다니까.
세대가 여러 번 바뀌면서 끊임없이 피를 갈구하는 마족의 잔인한 본능은 많이 옅어졌지만 절대로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지.
바로 선악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거야. 아니, 애초에 라돈족의 사전에 선이나 악이라는 단어는 정의되어 있지가 않아.
왜 그러냐고? 글쎄,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종족들이니까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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