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아 여왕이 굳건히 왕좌를 지키고 있었을 때만해도 아스가르드 제국에 불협화음은 있을 수가 없었지.
모두가 알다시피 벤투라족은 워낙 제 잘난 맛에 사는 종족들이라 오만할지언정 잔꾀를 부리지는 않았거든.
벤투라족은 스스로 신의 후예라고 주장하고 다녔어.
툰드라 제국의 용족이나 글룸 제국의 라돈족들은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며 비웃었지만
확실히 크고 하얀 날개로 하늘을 점령한 그들의 모습은 어쩔 때는 성스럽게 보일 정도더라.
하지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 밀레니아 여왕의 시대가 가고 신왕 스펠리스가 등장하자 변혁이 일어났어.
스펠리스 왕이 먼저 툰드라 제국에 연합을 요청한 거야.
믿겨져? 같은 하늘 아래에서는 결단코 함께 살 수 없다던 그 툰드라 제국의 용족과 손을 잡았다고.
당연히 벤투라족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지. 그때부터 무서울 정도로 단합이 잘되던 아스가르드 제국에 분열이 시작되었어.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스펠리스 왕은 실패했어. 그가 툰드라 제국과 연합한 군대는 연패했거든.
하지만 패전의 이유가 꼭 아스가르드 제국의 분열 때문이었던 것은 아니야.
스펠리스 왕은 지금도 분열 때문에 패전했다고 우기고 있나 본데 따지자면 그 자신 때문이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월하다 여기는 그 종족성 때문이야.
멍청하게도 연합인 용족을 미개한 야만인으로 취급하며 부려먹다가 된통 당했거든.
참 웃기지도 않는 일이야.
등록순 최신순 댓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