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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그리앱 등록일(수정) : 2026-09-14 15:59:44
  • [모바일] “가챠로 드래곤을 팔지 않겠다”… 31년 개발자가 GPS RPG ‘드래곤 레이드’에 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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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챠로 드래곤을 팔지 않겠습니다”… 31년 개발자가 GPS RPG에 
건 승부수

퍼니스톰 유충길 대표, ‘드래곤 레이드: 어나더 월드’로 위치 기반 RPG에 도전
160종 이상 드래곤은 플레이로만 획득… 가챠·PvP·광고 없이 글로벌 시장 노린다


▲ 퍼니스톰 유충길 대표



모바일게임에서 ‘드래곤 수집’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뽑기부터 떠올리기 쉽다. 강력한 드래곤을 얻기 위해 소환권을 사고, 확률과 싸우는 방식이다.

퍼니스톰의 신작 ‘드래곤 레이드: 어나더 월드’는 여기서 반대로 간다.

160종이 넘는 드래곤이 등장하지만 유료 가챠로 판매하지 않는다. PvP도 없고 광고도 없다. 대신 유저가 실제 생활 공간을 돌아다니며 드래곤을 발견하고 전투를 벌여 동료로 만든다. 시간과 날씨, 장소는 물론 유저가 어떤 드래곤을 타고 있는지,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등장 조건이 달라진다.

이 독특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 사람은 퍼니스톰 유충길 대표다. 약 31년간 게임 개발에 몸담으며 ‘C9’, ‘헬로 히어로’ 등을 거친 그는 이번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파밍형 RPG와 현실 세계를 결합하는 도전에 나섰다.



유 대표는 “내가 사는 동네와 출근길, 여행지가 그대로 모험의 무대가 되고 그곳에서 직접 얻은 장비와 드래곤으로 성장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 현실의 장소를 모험의 무대로 삼는 GPS 기반 RPG ‘드래곤 레이드: 어나더 월드’



“모바일에서만 가능한 게임 만들고 싶었다”

유 대표가 위치 기반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인그레스 프라임’이었다. 게임 개발자로서 경험해 본 위치 기반 플레이는 그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모바일 기기의 가장 큰 특징을 ‘휴대성’이라고 봤다. PC나 콘솔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실제 위치와 이동을 게임에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모바일이라는 기기에 가장 어울리는 재미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 RPG의 재미로 이어질 수 있느냐였다.

퍼니스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상당한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쳤다. 다양한 콘텐츠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술로 국내외 특허도 다수 확보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농담 삼아 “우리 특허 회사냐”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다.


▲ 실제 지도와 현실 공간을 기반으로 모험 지역이 펼쳐진다



비 오는 날 만나는 드래곤이 따로 있다

‘드래곤 레이드’에서 현실 세계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낮과 밤에 따라 출현하는 드래곤이 다르고, 추운 날과 더운 날, 비나 눈이 오는 날, 맑은 날에만 등장하는 드래곤도 존재한다.

조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특정 아이템을 소지하거나 특정 드래곤을 타고 있을 때, 심지어 몬스터로 둔갑한 상태에서만 충족되는 출현 조건도 있다.

160종 이상의 드래곤을 모으는 과정 자체가 현실 속 탐험이 되는 셈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드래곤들을 돈을 내고 뽑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위치 기반과 맞물려 진행되는 유저의 물리적 노력의 가치를 직접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수집의 긴장감까지 없앤 것은 아니다. 같은 종류의 드래곤이라도 개체마다 잠재력이 다르며, 뮤턴트나 알비노 같은 극히 희귀한 개체도 존재한다. 좋은 장비 역시 직접 파밍해야 한다. 말하자면 ‘뽑기의 확률’을 결제가 아니라 모험과 파밍으로 옮긴 구조다.


▲ 같은 드래곤을 돈으로 뽑는 대신 현실 속 모험과 전투를 통해 동료로 만든다



“가챠도 광고도 PvP도 없는데, 뭘로 돈 버나요?”

여기까지 들으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그럼 도대체 뭘로 돈을 버는 게임인가?”

퍼니스톰이 선택한 핵심 BM은 코스튬과 편의성이다.

유료 코스튬이 존재하지만 능력치는 붙지 않는다. 대부분의 코스튬은 게임 속 모험으로도 획득할 수 있다. 멋있거나 예쁜 복장뿐 아니라 엉뚱하고 기괴한 스타일까지 폭넓게 제공해 캐릭터를 꾸미는 것 자체에 가치를 두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는 가방 확장, 방문했던 장소나 친구에게 공유받은 위치로 이동할 수 있는 ‘포탈 스크롤’, 활동 범위 밖의 모험 지역을 일정 시간 탐험할 수 있는 ‘호크아이 스크롤’ 등이 수익 모델에 포함된다. 호크아이 스크롤은 하루 한 번 무료 사용도 가능하다.

유 대표는 무과금 유저와 결제 유저의 차이를 전투력보다 편의와 시간 효율의 차이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 코스튬에는 능력치가 없다. 결제의 중심을 전투력이 아닌 꾸미기와 편의성에 둔 것이 특징이다



‘포켓몬GO 같은 게임?’… “걷는 게임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

GPS 게임이라는 설명 때문에 ‘포켓몬GO’를 떠올릴 수 있지만 퍼니스톰이 추구하는 방향은 상당히 다르다.

유 대표는 오히려 “이동과 걷기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게임을 하기 위해 일부러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출퇴근이나 여행, 외출 등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장소로 이동했을 때 “여기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게임으로 연결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캐릭터가 성장하면 활동 반경도 넓어진다. 한 번 전투에서 승리한 드래곤은 필요한 아이템만 있다면 즉시 동료로 만들 수 있어 같은 드래곤을 상대로 반복 전투를 벌여야 하는 구조도 피했다.

그리고 그 위에 본격적인 RPG 성장 구조를 얹었다.

검·활·도끼·망치 등 무기와 드래곤 사이에는 상성이 존재하며 드래곤 역시 대지·물·화염·바람·전기 속성을 갖는다. 공격형과 방어형 같은 타입, 스킬, 랭크업, 장비 보석 장착과 강화, 옵션 변경 등 RPG 특유의 성장 요소도 갖췄다.

전투에서는 게이지의 ‘크리티컬 존’을 정확한 순간에 터치하는 조작이 중요하다. 상태 이상이나 세팅에 따라 크리티컬 존의 크기와 게이지 움직임도 달라져 단순 전투력 외에 유저의 순발력도 개입한다.


▲ 드래곤 수집뿐 아니라 장비 파밍과 강화, 속성 및 무기 상성 등 RPG 성장 요소를 갖췄다



모은 드래곤으로 결국 ‘드래곤 레이드’에 도전한다

게임 초반에는 캐릭터 성장과 장비 파밍이 중심이지만 플레이가 진행될수록 드래곤의 중요성이 커진다. 결국 좋은 장비를 얻고 다양한 드래곤을 수집·성장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가 된다.

유 대표가 직접 플레이하며 가장 재미있었다고 꼽은 콘텐츠 역시 게임 제목과 같은 ‘드래곤 레이드’다.

자신이 성장시킨 캐릭터와 직접 모은 드래곤의 조합으로 거대한 적에게 도전하고 승리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 이 게임이 추구하는 파밍과 성장의 재미를 집약한다는 설명이다.


▲ 직접 파밍한 장비와 성장시킨 드래곤 조합으로 거대 드래곤에 도전하는 ‘드래곤 레이드’



한국에서 시작해 세계의 드래곤을 찾아간다

위치 기반 게임에서 지방이나 외곽 지역 유저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문제도 퍼니스톰이 고민한 부분이다.

이에 위치 기반 모험과 일반 도전 콘텐츠를 분리했다. 현실 공간을 탐험하는 재미는 유지하면서도 성장시킨 캐릭터와 드래곤을 시험하는 콘텐츠는 위치와 무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실제 장소와 연결된다는 원칙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도시 지역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퍼니스톰은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이라면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글로벌 통합 서버다.

‘드래곤 레이드’의 세계관은 모든 생명체가 드래곤으로 진화한 ‘이세계 지구’다. 각 국가를 상징하는 동물이나 신화 속 존재를 드래곤으로 재해석했으며 대륙이나 국가에 따라 특별한 드래곤이 출현한다.

직접 해외에 가지 않아도 현지 유저나 지인에게 공유받은 포탈 위치를 이용하면 다른 나라로 이동해 그곳의 드래곤과 전투하고 동료로 만들 수도 있다.


▲ 국가와 대륙에 따라 등장하는 드래곤도 달라진다. 글로벌 통합 서버를 통해 세계가 하나의 모험 무대가 된다


유 대표는 위치 기반 게임을 단순히 ‘밖에서 하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다.

현실에서 이동하는 순간 새로운 모험이 생기고, 그곳에서 발견한 드래곤과 장비가 다시 RPG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 그리고 돈으로 강력한 드래곤을 사는 대신 유저가 직접 찾아낸 드래곤과 함께 성장하는 경험이 ‘드래곤 레이드’가 노리는 지점이다.

가챠도, PvP도, 광고도 없다. 대신 “어디에서 무엇을 발견했느냐”가 자신의 게임 경험이 된다.

수많은 모바일 RPG가 화면 안에서 더 강한 캐릭터를 뽑는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퍼니스톰의 선택은 분명 남다르다. 이 독특한 실험이 실제 서비스에서도 유저들에게 새로운 ‘모바일다운 RPG’로 받아들여질지 지켜볼 만하다.


유진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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