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앱

 화이트아일랜드, 하얀섬, 하얀섬2 등으로 이름높은 모바일게임 개발사 비주얼샤워 분들과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많은 유저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비주얼샤워 분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신 비주얼샤워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헝그리앱: 안녕하세요. 헝그리앱입니다.
오늘 인터뷰에 참석하신 분들의 자기소개부터 간단히 부탁 드리겠습니다.

 비주얼샤워: 

 김종국(이하 국): 안녕하십니까. 비주얼샤워에서 개발파트를 맡고 있는 김종국이라고 합니다. 2009년에 본사에 입사하여 비욘드 더 바운즈, 하얀섬 1, 2를 거치며 경험을 쌓고, 화이트아일랜드에서는 아트디렉션 및 PM을 담당했습니다.

 김울(이하 울): 크리에이터 김울이라고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화이트 아일랜드가 저의 첫 작품이 되겠네요. 반갑습니다.

 헝그리앱: 올 한해 비주얼샤워에서 출시한 게임 중 단연 최고의 화제작은 화이트 아일랜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앱스토어에 출시된 화이트 아일랜드는 무료버전과 풀버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비주얼샤워: 

 울: 간략하게라면 ‘시네마틱 어드벤처’라는 소개보다 정확한 표현이 없을 것 같습니다. 실종된 교수님을 찾아 섬에 들어갔다가 미스터리한 사건들에 휘말린다는 스토리부터가 그렇습니다. 단순히 문제나 해결 거리를 안겨주고 풀면 끝인 게임을 넘어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쉽게 말해 감정을 이입하며 할 수 있는 게임이랄까요?
 전통적인 비주얼샤워의 어드벤처 스타일대로 이번 작품도 관찰하기, 행동하기, 대화하기, 세가지 버튼을 상황에 맞게 사용해가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는데요. 포탈에서 검색하면 이미 파워블로거 분들이 잘 정리해서 소개해 놓으셨더라고요. 참, 검색하실 때는 스포일링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국: 현재는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풀버전과 무료버전을 다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풀 버전은 말 그대로 한 번의 결제로 엔딩까지 막힘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버전입니다. 무료 버전은 풀 버전 구매가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출시한 버전이고요. 무료로 초반부를 플레이하며 게임의 재미를 판단하실 수 있지요. 이 후로는 별도로 풀버전을 다운 받을 필요 없이 소액 결제를 통해 끝까지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다양한 버전을 준비함으로써 유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를 했습니다.

 헝그리앱: 화이트 아일랜드 스마트폰 버전 출시가 되기까지 가장 애착을 갖고 집중하신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주얼샤워: 

 국: 무엇보다 몰입감에 가장 신경을 썼습니다. ‘시네마틱 어드벤처’를 표방하기 때문입니다. 모바일디바이스에서 새로운 유저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스마트폰 버전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피쳐폰 때 기기의 제약으로 하지 못했던 대부분의 의도를 충실히 구현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단순히 멈춰있는 그림을 가지고 노는 게 아닌, 내가 실제로 그 장소에 서 있는 듯 한 느낌을 줘야 했지요.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 한다’,가 아닌 좀 더 이 속에 빠져들어서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 그게 저희가 원하는 것이었기에 그래픽, 애니메이션, 사운드 모든 분야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게임 내 사소한 오브젝트 하나하나에도 애니메이션을 삽입하였습니다. 우리가 길을 걷다 갑자기 멈춰 선다고 해서 세상의 시간이 정지하지 않듯, 그런 세세한 디테일과 리얼함까지 표현해내기 위해 화이트 아일랜드도 계속해서 시간이 흐르고 그 안에 있는 사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세계여야 했습니다.
 흔히 고전 어드벤처에서 볼 수 있는 3인칭 시점이 아닌, 1인칭 시점을 선택한 것도 그러한 이유입니다. 3인칭의 경우 플레이타임 확보나 대사 없이 게임 내 수수께끼를 설명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1인칭 시점의 몰입감을 따라가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죠.

 울: 스토리적으로는 개연성과 캐릭터에 집중을 했습니다. 유저들은 플레이하며 자신이 이해한 부분만을 경험이라 여기게 될 테니까요. 게임에 등장한 특정 캐릭터가 자신을 방해하고 있는데 왜 그러지는 이유조차 불분명하다면 유저입장에서는 그냥 짜증날 뿐입니다. 이럴 경우 해당 캐릭터는 소위, ‘민폐 캐릭터’라고 불리게 되지요.
 저는 화이트 아일랜드의 캐릭터들이 그렇게 소비되는 것이 싫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이유를 가지고 ‘백도’ 안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고 싶었고 그러려면 필연적 상황, 저마다의 절박함 같은 게 있어야 했지요. 뿐만 아니라 그것이 유저들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분명해야 했습니다.

 헝그리앱: 그와 반대로 출시 이후 화이트 아일랜드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며, 이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나가실 계획이신가요?

 비주얼샤워: 

 국: 유저들에게 더 많은 분량의 이야기와 더 좋은 그래픽을 선보이고자 하는 개발자들의 의욕이 앞선 나머지 출시 시점에서 마무리가 부족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지금은 많은 패치를 통해 보완이 되어서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마지막 1%까지, 마감에 부족함이 없도록 함으로써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울: 제가 원흉입니다. 그래픽 쪽으로나 프로그램 쪽으로나 너무 많은 걸 요구했어요. 일단 이야기 분량부터가 장난 아니니까요. 그 분량이 외피적인 게 아니라 안쪽 깊숙이 콕콕 박힌 디테일에 관한 것들이어서 더 그렇습니다. 티 안 나는 노동이랄까요? 하지만 모두가 의욕에 넘쳐 있던 상황이라 절제의 미덕을 모르고 계속 디테일 만들고 이야기 붙이고…… 그러다 보니 마지막이 아쉬웠던 거지요.

 국: 정말 모두 의욕이 넘쳤습니다. 섬 중앙의 삼거리를 처음 아이폰에 올려봤는데 그 아이폰이 버벅거리더라고요. 그 동안 피쳐폰 기반의 게임을 만들며 못했던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래픽적으로도 너무 많은 걸 넣어버렸던 거였죠.

 울:  현재 최신 모델인 아이폰4S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퀄리티로 즐기실 수 있는, 시대를 앞선 작품이었네요. 다행히 아이폰 게임들은 업데이트가 용이해 이런 아쉬움들이 많이 풀리고 있습니다. 진행이 느릿한 부분이나 모호한 부분들까지 부단히 개선 중에 있으니까요. 아마 이번 업데이트를 받으셔서 새로 플레이해보신 분들은 시작 씬 자체가 달라진 것을 보고 놀라셨을 거에요.

 헝그리앱: 화이트 아일랜드 무료버전과 풀버전 외에 다른 버전 출시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비주얼샤워: 

 국: 일단 계획된 새로운 버전의 출시는 없습니다.

 

 울: 더 다양한 구매 방식을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했고, 이번 프리버전이 그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 유저들의 또 다른 니즈가 파악된다면 다른 버전을 출시하게 될 가능성도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퍼블리셔와 긴밀이 협의해 제품을 준비해나가겠습니다. 

 헝그리앱: 이미 출시된 버전과 다른 점은 무엇이며, 게임 상에 새롭게 추가된 컨텐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비주얼샤워: 

 국: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일단은 기존 제품들의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나 그래픽 뿐 아니라 난이도 개선, 엔진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계속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헝그리앱: 화이트 아일랜드의 차기작에 대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차기작을 준비 중이시라면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비주얼샤워: 

 국: 이미 피쳐폰 때 하얀섬을 플레이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화이트 아일랜드는 총 3부작입니다.
 그 중에서 현재 첫 번째 시즌만이 런칭되어있기 때문에 앞으로 갈 길이 더 많이 남아있는 듯 합니다. 전통적으로 화이트아일랜드, 하얀섬의 메이져 시리즈는 8월 마지막 주 출시를 지키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2012년도에도 비슷한 시기에 시즌2를 출시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이트 아일랜드의 주인공들이 성장하여 맞이할 새로운 시련은 어떤 것일지 새로이 전개될 이이야기는 또 어떤 것일지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울: 화이트 아일랜드의 2편을 말하기 전에 하얀섬3 이야기도 잠시 해보겠습니다. 저희가 요즘 안드로이드 쪽에 하얀섬:감독판을 냈는데, 아이폰은 리마스터링한 화이트 아일랜드를 출시했으면서 안드로이는 왜 하얀섬:감독판이냐, 차별하는 거냐… 같은 문의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의하시는 것처럼 안드로이드 유저들의 화이트 아일랜드에 대한 수요를 하얀섬:감독판으로 떼우려는 의도는 아니고요. 사실 이 하얀섬3를 끝맺기 위한 작업 중 하나입니다. 피쳐폰으로만 내면 못하는 사람도 많을 테니까요. 유저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면 하얀섬3가 이미 출시된 상황에서 화이트 아일랜드3가 나오게 되면 이미 결말이 알려진 상황이라 재미가 덜하지 않겠냐고 우려하시는 팬분도 계시던데… 흐흐흐, 과연 그럴까요? 여기까지만 언급하겠습니다.

 헝그리앱: 한국형 어드벤쳐 장르를 개척해나가고 계시는데, 한국형 어드벤쳐 게임 개발에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두고 진행하시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비주얼샤워: 

 울: 딱히 한국형 어드벤처가 이런 거다, 라는 폐쇄적 범주를 설정하기 보다는 이 대한민국이라는 게임강국에서 보다 다양한 방향으로의 어드벤처 장르 실험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한국에서 만들어진 어드벤처 게임이 세계적인 어드벤처 게임이 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화이트 아일랜드는 나아갈 방향을 한국적 색채를 지닌 글로벌 어드벤처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래, 이 방향으로 한번 끝까지 가보자, 최대한 세련되게 해보자, 라면서 만들어진 어드벤처가 화이트 아일랜드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이 비주얼샤워의 개발 에티튜드고요.

 국: 그 밖에 글로벌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어드벤처 프로젝트들도 다양하게 사내에서 실험해보고 있습니다. 한국 개발사에서 만든 타이틀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준 높은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헝그리앱: 올 한해 여러가지 어드벤쳐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어드벤쳐 장르가 다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이트 아일랜드가 대중화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고 보시는지요?

 비주얼샤워: 

 울: 화이트 아일랜드를 기획할 때 이 타이틀이 스마트폰 시장 내 어드벤처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습니다. 하얀섬이라는 타이틀이 피쳐폰 어드벤처 시장을 키웠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고민 끝에 새로운 장르인 “시네마틱 어드벤처”를 표방하게 된 겁니다.

 국: 기존의 밀실탈출류 게임들이 피쳐폰 때 콘텐츠를 개선 없이 이식해오는데 그치는 모습을 많이 봐왔지만 저희는 그런 데에 편승하지 않고 생소하더라도 이 장르를 밀고 나가자는 판단을 했습니다. 시네마틱 어드벤처 장르라면, 플래쉬로 만들어진 밀실탈출류 게임이 식상하다고 느끼던 분이나 아예 별 관심이 없던 분, 모두 영화를 보듯 빠져들 수 있을 테니까요.

 울: 어드벤처 시장이 전통적으로 팬 층이 얇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화이트아일랜드는 같은 풀을 늘리는 작품이 나와주면 시장은 팽창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런 어드벤처 시장에 대한 업계의 우려도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헝그리앱: 한국형 어드벤쳐가 해외시장 공략에 풀어야 할 숙제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또한 앞으로 비주얼샤워가 보여줄 한국형 어드벤쳐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비주얼샤워: 

 국: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니만큼, 일단은 언어 문제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번역, 정말 어렵더라고요.

 

 울: 이것도 제가 원흉입니다. 이미 번역이 끝난 상황에서 제가 대사 하나를 수정해버리면 그걸 또 다시 번역해야 하니… 이거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국: 거기다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알아야 하는데, 문화나 정서의 이해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큰일이지요. 다만, 이미 문제를 알고 있는 만큼 극복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어려움은 있겠지만요.

 울: 앞으로 비주얼샤워의 어드벤처가 취할 방향이라면 앞서 밝힌 바와 같습니다. 다만 ‘화이트 아일랜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아직 저희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구상하고 기획한 것을 다 만들어내고 보여드리기에는 역량이 부족해요.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반성하고 혁신하는 일을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게임의 완성형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국: 장기적으로 비주얼샤워에서는 최근에 만들어지고 있는 자사의 해외 개발 스튜디오들을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마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들이 전세계에서 개발되는 것 같이 다양한 문화 속의 스튜디오들과 협력해 해외 시장 공략의 해법을 마련하겠습니다.

 헝그리앱: 끝으로 2012년도를 맞이해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비주얼샤워: 

 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희는 내년에도 열심히 발전하겠습니다. 이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국: 화이트 아일랜드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보다 뛰어난 개발력으로 잊지 못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개발사로 성장하겠습니다. 비주얼샤워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많이 팔로우해주시고, 항상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이상 비주얼샤워 분들과 함께한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답변해주신 비주얼샤워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