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술사 – 제프리
어릴 적 제프리는 누나와 단둘이 숲 속에서 사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누나는 제프리를 위해 돈을 벌어왔지만, 결코 제프리에게 어디서 무슨 일을 해서 돈을 벌어왔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그저 며칠씩 일을 하고 오면 피곤해하기만 하고, 때로는 잠을 자면서 악몽을 꾸는지 더 이상 누군가를 해치고 싶지 않다는
잠꼬대를 하곤 했다.
누나의 잠꼬대를 듣고 있으면 무슨 공화국과 관련된 일을 하는가 싶었지만,
누나는 결코 무슨 일을 하는지 말해주지 않기에 제프리도 물어보지도 않았다.
제프리는 누나가 집에 없는 동안 숲에서 체력을 기르기 위해 달리기를 하던 중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만,
가까스로 나뭇가지를 잡아 추락을 면했다.
잠시 후 마을 주민 여럿을 해쳤던 붉은 곰이 절벽 위에 나타났다.
제프리는 곰이 자신을 공격하리라 생각했지만 붉은 곰은 제프리가 붙잡고 있던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그를 구해주었다.
붉은 곰은 생각과 달리 제프리를 위협하지 않았고,
그 후 제프리는 숲 속에서 곰의 무리와 다른 동물들과 유대 관계를 갖고 지냈다.
제프리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어떠한 마법의 힘이 자신과 짐승들 사이의 연결고리라고 짐작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공화국이 선주종과의 전쟁을 준비한다며 숲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며 제프리에게 다른 곳으로
이사하라고 명령했으나 제프리는 이를 거부했다.
누나는 큰 건수가 있다면서 잘하면 새로운 집을 구할 돈을 마련할 수 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떠났다.
공화국은 제프리에게 알려준 일정보다 앞당겨 숲을 밀어버렸고, 제프리와 함께하던 동물들은 사냥감이 되거나
다른 곳으로 달아나 버렸다.
숲을 없애버린 인부들에게 항의했지만, 인부들은 제프리를 둘러싸고 구타했다.
고통 속에서 버티려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표출했는데 갑자기 자신의 육체가 곰으로 변하였다.
이전까지 느껴본 적 없는 강력한 힘으로 자신을 구타하던 인부들의 숙소를 파괴하였다.
눈앞의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 인부들은 달아났다.
누나는 제프리에게 기다리라고 했지만 수많은 인부 앞에서 기이한 행동을 보였기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는 없음을 깨달은 제프리는 숨어 살며 자신의 육체 변신 능력을 꾸준히 연마하여
정신집중이 육체변형의 열쇠임을 깨닫는다.
인부들 앞에서 갑자기 곰으로 변해 숙소를 부숴버린 사건은 공화국이 성지전쟁을 위한
'마법을 부리는 선주종이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라는 내용으로 알려졌었다.
제프리는 졸지에 자신이 인간사회에 성공적으로 침투해 살았던 선주종 첩자가 되어 유명해지자 인적이 드물고
자신을 알아볼 만한 사람이 적은 모이투라 섬의 루에른 마을을 향한다.
언젠가는 앨리스 누나를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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