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겟러가 기만으로 쿨룩거리기는 벌써 달포가 넘었다. 바쉐도 굶기를 마시다시피 하는 형편이니 물론 확정 한 번 써본 일이 없다.
구태여 쓰려면 못쓸 바도 아니로되, 그는 축제란 놈에게 확정을 주어 보내면 재미를 붙여서 자꾸 온다는 자기의 신조(信條)에 어디까지 충실하였다.
따라서 카페에게 보인 적이 없으니 무슨 캐릭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반듯이 누워 가지고 일어나기는커녕 새로 모로도 못 눕는 걸 보면 중증은 중증인 듯. 기만이 이대도록 심해지기는 열흘 전에 꼬키리 노보정을 돌리고 체한 까닭이다.
그때도 똥손이 오래간만에 돈을 얻어서 레티 한 장과 십 전짜리 통조림을 사다 주었더니 똥손의 말에 의하면, 오라질년이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노보정에 대고 돌렸다. 마음은 급하고 확정은 닿지 않아 채 울레도 안 난 것을 그 오라질년이 피코인은 고만두고 손으로 움켜서 저장고에 주먹덩이 같은 +레벨이 불거지도록 누가 빼앗을 듯이 처박질하더니만 그날 저녁부터 마음이 아프다, 배가 켕긴다 하고 눈을 홉뜨고 지랄을 하였다.
그때 똥손은 열화와 같이 성을 내며,
"에이, 오라질년, 배열은 어찌할 수가 없어, 못 먹어 병, 먹어서 병, 어쩌란 말이야! 왜 눈을 바루 뜨지 못해!"
하고 앓는 이의 뺨을 한 번 후려갈겼다. 홉뜬 눈은 조금 바루어졌건만 이슬이 맺히었다. 똥손의 눈시울도 뜨끈뜨끈하였다.
냥겟러는 그러고도 똥손을 재촉했다. 사흘 전부터 당신이 보여준 꼬키리가 얻고싶다고 똥손을 졸랐다.
"이런 오라질 년! 아마겟돈도 못 먹는 놈이. 또 노확정다가 지랄병을 하게."
라고 야단을 쳐보았건만, 못 주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돈이 생겼다. 인제 끼니 때우기에 겨워 못사주던 확정뽑을 사줄 수 있다. 앓는 냥겟러 곁에서 배고파 보채는 뉴비(3장달배기 아이)에게 플티 하나 사줄 수도 있다. 팔십 전을 손에 쥔 똥손의 마음은 푼푼하였다.
그러나, 똥손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땀과 빗물이 섞여 흐르는 목덜미를 기름 주머니가 다 된 고양이 훈도시로 닦으며, 풍냥탑역을 돌아 나올 때였다. 뒤에서 "인력거!" 하고 부르는 소리가 났다. 자기를 불러 멈춘 사람이 도장가려는 이인 줄 똥손은 한번 보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 고인물은 다짜고짜로,
"레드 엔젤 대회까지 얼마요?"
라고 물었다. 아마도 장소를 혼동하여 풍냥탑으로 와서야 뒤늦게 찾아가려 함이로다. 오늘 달인 코스로 작정은 하였건만, 베이비 카트는 보냈고 큰길 대로에서 머리에 불붙은 야옹마꼴을 해서 어찌 할 줄 모르다가 마침 똥손을 보고 뛰어나왔음이리라.
"레드 엔젤 대회까지 말씀입니까?"
하고, 똥손은 잠깐 주저하였다. 그는 이 볕에 특급도 없이 그 먼곳을 헐떡거리고 가기가 싫었음일까? 처음 것, 둘째 것으로 고만 만족하였음일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이상하게도 꼬리를 맞물고 덤비는 이 행운 앞에 조금 겁이 났음이다.
그리고 집을 나올 적 냥겟러의 부탁이 마음에 켕기었다. 앞집 마나님한테서 부르러 왔을 제 병인은 도금이 벗겨져 금분 허옇게 인 얼굴에 케사란파사란 같은 유달리 크고 움푹한 눈에다 애걸하는 빛을 띄우며,
"오늘은 나가지 말아요. 제발 덕분에 집에 붙어 있어요. 내가 이렇게 아픈데……."
하고 모기 소리같이 중얼거리며 숨을 걸그렁걸그렁하였다.
그래도 똥손은 대수롭지 않은 듯이.
"압다, 젠장맞을 년. 빌어먹을 소리를 다 하네. 맞붙들고 앉았으면 누가 먹여 살릴 줄 알아."
하고 훌쩍 뛰어나오려니까 냥겟러는 붙잡을 듯이 팔을 내저으며,
"나가지 말라도 그래, 그러면 일찍이 들어와요."
하고 목메인 소리가 뒤를 따랐다.
엔젤 대회까지 가잔 말을 들은 순간에 갸냘픈 냥겟러의 손목, 그 손에 다 빛바랜 냥코 티켓, 한 때 뉴절먹을 찍었던 똥손의 냥코 도감을 울듯 애잔히 바라보는 얼굴이 똥손의 눈앞에 어른어른하였다.
십덕하면 츤데레 츤데레하면 김첨지죠.
운수좋은날 패러디에 말많았던 일판 인뽑에 대해 적었습니다.
한판은 5배율해주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등록순 최신순 댓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