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충격적인 8주차였다. 최강 팀의 면모를 보여주던 그리핀이 젠지 e스포츠와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연패했고 한화생명 e스포츠는 다시 한번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다. 킹존드래곤X는 2라운드 5승 1패로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SKT T1과 샌드박스 게이밍을 쫒고 있다.
진에어를 제외한 하위권 세 팀은 마지막까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젠지 e스포츠와 아프리카 프릭스가 앞서 나가고 있는 가운데 KT롤스터가 상위권 팀에게 연패해 강등권으로 쳐지게 됐다.
■ 그리핀이 흔들린다
8주차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젠지 e스포츠가 그리핀을 2:0으로 꺾은 것을 꼽을 수 있다. SKT T1과의 경기 이후 그리핀의 경기력이 흔들렸던 것은 사실이지만, SKT T1과 샌드박스 게이밍에게 승리를 거뒀던 그리핀이 젠지 e스포츠에게 2:0으로 무너진 것이다.
젠지 e스포츠에게 패한 뒤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연이어 패배하는 모습을 1라운드 전승을 기록하고 어나더레벨이라고 불렸던 그리핀의 모습이 아니었다. 쵸비의 경기력은 유지되고 있지만, 공격적인 메타로 바뀐 탑 라인에서 소드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탑 라인을 바탕으로 타잔, 쵸비가 성장해 중후반 한타에서 강점을 보였던 그리핀이 소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팀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바이퍼의 원거리 딜러 챔피언 폭이 다시 한번 문제가 되면서 어나더레벨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그리핀은 팀 밸런스를 맞춘 밴픽을 구성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소드, 바이퍼의 챔피언 폭이 문제가 되면서 팀 전체적으로 꼬이기 시작했다. 소드는 라이즈, 리븐 등 다양한 픽을 꺼내들고 있지만, 탱커 메타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고 바이퍼의 캐리력도 떨어지고 있어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 9.5 패치로 득세한 브라움, 리산드라
브라움과 리산드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라칸 너프 후 급작스런 이니시에이팅이 부족해지면서 베인이나 다른 원거리 딜러를 지켜줄 수 있는 브라움에 대한 평가가 올라갔다. 브라움은 실제로 승률도 높은 픽이었지만, 슬슬 라칸이 등장하면서 브라움의 입지가 살짝 흔들리고 있다.
한타 위주의 경기가 이어지면서 리산드라의 평가가 한층 높아졌다. 리산드라는 특유의 어그로 핑퐁 능력과 강력한 CC기를 활용해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고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8주차에서 그리핀이 패배한 세트는 모두 브라움이 활용됐다는 것이다. 상대 이니시에이팅을 받아치기 좋은 브라움의 불굴(E)와 빙하 균열(E) 활용으로 원거리 딜러를 지켜내는데 성공하며, 그리핀의 강력한 한타력을 무마시켰다.
■ 위기의 KT롤스터
KT롤스터가 위기에 빠졌다. 젠지 e스포츠와 아프리카 프릭스가 8주차에서 그리핀을 잡아내 좋은 분위기를 가져간 반면 KT롤스터는 SKT T1과 샌드박스 게이밍을 상대로 연패해 강등권에 가장 근접하게 됐다.
7주차 스코어의 부활로 1승을 거두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SKT T1과의 경기에서 역전패 했고 샌드박스 게이밍과의 경기에서도 스멥의 폼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2:1로 패배하고 말았다.
최근 KT롤스터의 가장 큰 문제는 탑과 미드 라인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스멥은 LCK 최약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며 믿었던 비디디마저 라인전에서 무너져 팀의 중심이 흔들리는 상황이 왔다.
그나마 강고가 고군분투하고 있어 바탐 듀오는 안정화된 상황이지만, 상체 라인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사실상 진에어 그린윙스와 함께 승강전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 승강전을 준비하는 진에어 그린윙스
대망의 1승을 거두고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2승의 벽은 높았다. 한화생명 e스포츠에게 패배하며 사실상 승강전이 확정되면서 8주차 킹존드래곤X와의 경기에서는 팀원을 전체적으로 테스트하는 느낌을 줬다.
승강전을 대비하기 위해선 최적의 멤버를 찾아야 하고 다양한 밴픽 시도를 통해 팀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확실한 것은 1승을 거뒀던 멤버가 진에어 그린윙스의 메인 전력이라는 것이다.
말랑, 천고, 스티치, 켈린 모두 부족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느껴졌고 탑 라이너인 타나만이 흔들리는 팀 속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글러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메타인 만큼 소극적인 말랑보다는 공격적인 시즈가 잘맞는 모습을 보여줘 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미드는 부활한 그레이스, 봇 듀오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루트와 오더가 가능한 노바가 주전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승강전에서 살아남으려면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여야 하므로 진에어 그린윙스는 철저한 준비로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서진수 기자(sjs@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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