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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에 흔히 ‘전작의 흥행을 넘는 후속작은 없다’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있다.
전작의 흥행코드를 그대로 차용하다보니 전작의 유저풀을 놓고 내부 경쟁을 벌이는 불상사를 겪거나 유저의 트랜드 변화를 투영하지 못하는 등 시대에 뒤쳐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2는 다른 듯 하다. 몇 차례의 테스트에서 ‘예상과 다르게 많은 것이 갖춰진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는가 하면, 사전 행사들의 열기는 전작 못지 않게 뜨거웠다.
전작의 전략 즉, 목표 유저층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메이플스토리가 선보여진지 12년이 흘렀고,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던 유저는 어느덧 12살을 더 먹었다. 10대는 20대가, 20대는 30대가, 30대는 40대가 되었다.
12년전과 동일한 유저층을 대상으로 했다면 메이플스토리2가 불러일으킨 반향은 지금보다 사뭇 달랐을 것이다. 소위 ‘초딩게임’이 컨셉이었다면 어린 유저로만 구성된 777명을 오프라인 행사장으로 초대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메이플스토리2는 연령대를 높이는 한편 대역을 넓히는데 집중해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대상이 넓어진 만큼 집객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실제 심플한 액션 대신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채팅 대신 이모티콘과 소셜 액션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10~20대를 대상으로 한 운영 및 개발 정책 대신 사회적 이슈까지 감안한 전연령대를 고려한 운영 정책을 내세웠다. 소비자의 트랜드 변화는 물론 기술적 발달까지 모두 투영해냈다. 이쯤되면 귀여운 외모 정도만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자신만의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소셜기능 등은 롤플레잉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전작의 성공과 추억을 답습이 아닌 차용을 하고, 여기에 넓어진 게임 저변에 폭넓게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메이플스토리2는 또 한번의 성공을 일궈낼 다크호스로서의 자질을 갖췄다.
최승훈 기자(mugtrpg@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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