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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진 등록일(수정) : 2015-03-16 15:45:36
  • [모바일] [인터뷰] 오올블루, 운(運)과 둔(鈍) 그리고 근(根)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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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단지 실패하지 않기 위한 실수를 반복하는 것일 뿐 다시 일어선다. 이를 게임업계에 적용한다면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는 신작 공세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져 가는 게임들.

출생과 사망이 반복되고 있는 게임업계의 현실 속에서 이러한 현실을 일찍부터 직시하고, 준비에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마이티퀘스트로 알려진 오올블루로 이들이 세상에 공개했던 마이티퀘스트는 철저히 실패했다. 이러한 실패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좌절과 시련을 안겼다. 

시련을 겪은 이들의 실패 노하우에 대해 알아보고자 오올블루의 김남석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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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월세방의 성공 신화를 기대했던 나에게 마이티 퀘스트는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게임이다. 솔직히 출시 이후에 시장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출시 직후 첫날에 문제가 생겨 3일의 밤샘을 했지만, 사전 등록에 참여한 5만 명은 먼지처럼 사라져갔다. 이후 어떻게든 문제를 고친 다음에 정상화에 성공했지만, 회사의 자금은 바닥을 보이는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전작의 실패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미련이 남아있을수록 과거에 집착하게 되고, 현재와 미래를 대비할 수 없는 공황 상태에 빠진다. 불운하고 앞날을 대비할 수 없었던 시절에 개발사의 대표는 죽고 싶은 심정이다.

"그냥 미안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그때가 회사 식구들에게 제일 미안했다. 무조건 나의 책임이다. 이는 절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리더가 판단을 잘못한 결과였고, 시장의 흐름에 맞춰 움직일 수 있는 겸손함도 부족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거만하다는 것을 몰랐다. 자신감과 배짱은 거만함을 감추려고 했던 자기만족에 불과했다."

이어 "창업했을 때 기획만 탄탄하면 게임은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솔직히 모바일 게임을 약간 우습게 봤던 것도 있다. VC로부터 투자도 받았던 터라 남은 것은 성공이라는 단어만 생각했다. 바로 이 점이 일을 그르치게 만든 원인이 됐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마음을 다졌어야 하는 후회와 아쉬움만 남는다."라고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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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오올블루 식구들은 다른 개발사에 없는 노하우가 존재한다. 바로 실패의 노하우다. 혹자는 실패도 노하우가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1등만큼이나 하기 힘든 것이 꼴찌다. 그런 맥락에서 실패 노하우와 메카니즘은 명작을 만들어내는 충실한 거름이 된다. 더욱 큰 시련을 겪은 사람은 소위 멘탈이 강하지 않으면, 여지없이 무너진다.

"지금은 전작이 흥행과 거리가 멀었기에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언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만약 실패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인터뷰를 할 일도 없다(웃음). 입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행동에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 탓에 우울증이 올 정도로 모든 것이 힘들었다."

또 "그때 생각난 것은 동료이자 식구였다. 회사라는 곳에 와서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식구가 필요했다. 원피스를 보면 암묵적으로 동료애를 강조한다. 물론 한 배에 탔으니 무조건 같이 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과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 평행선을 달리지 않고, 일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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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기존에 같이 일하던 동료들도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패배 의식이 남아있다면 무엇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상태에 이른다. 결국 이를 떨쳐내고자 나부터 움직일 필요가 있었고, 실제로 말보다 행동이 필요했다. 그 때는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이었고, 제일 치열했던 생존 게임 속으로 내 몸을 던졌다."

이후 상황은 그의 말과는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실패한 게임은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녔고, 이는 투자자 미팅과 투자금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약점으로 잡혔다. 그러나 운은 둔한 사람에게 찾아온다. 

"나보다 뛰어난 전문가와 프로를 찾아 나서는 데 모든 것을 할애했다. 혹자는 대표보다 뛰어난 사람을 찾아서 들여놓으면 회사를 지배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는 것이고, 자신이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직원과 대표는 할 일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이어 "하늘이 도왔는지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고, 회사에 합류하니 분위기가 좋아지더라. 사람이 바뀌니 게임도 바뀌고, 투자자도 찾아오는 상황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선순환을 경험하고, 회사도 패배 의식에서 할 수 있다는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이조차 충격과 공포를 맛본 이후에 아예 기억 속에서 지웠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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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충격과 공포는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각종 게임이었다. 이들은 분명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었지만, 정작 국내에서 개발을 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는 '먹이 사슬의 최종 진화'처럼 느끼는 괴물처럼 보였다. 김남석 대표는 앱스토어에 있는 게임을 보고 '여기 있는 게임 들어오면 우리 다 죽는다.'라고 생각했고, 며칠 동안 말도 하지 못했다.

"몬스터 길들이기와 영웅을 목표로 삼았던 우리의 생각은 철저히 잘못됐다. 우물 안 개구리의 시각도 아닌 정말 제대로 된 위기의식이 찾아왔다. 그때 겪었던 상황을 말로 설명한다면 칼을 목 앞에 겨누고 있고, 내 눈을 칼의 끝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고쳐잡고, 목표를 아예 중국으로 잡았다."

이어 "굽혀질 바에 부서진다는 생각으로 중국에 도전하는 것. 최선보다 사력을 다해 깨져보자는 생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차기작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중국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미래도 없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내린 결론이다. 다소 과격하고 무모한 생각일 수 있지만, 잠시 행복에 겨웠던 잠깐의 시절을 생각하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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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실패 노하우를 물었다. 실패 노하우는 성공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과 함께...

"동료의 말을 듣는 것이다. 유저들의 의견도 소중하지만, 이들만큼 소중한 동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누구나 불평과 불만은 있으며. 말할 자유는 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독선이며, 고집을 부리는 것과 같다. 오히려 쉽게 풀 수 있는 답은 주변에 있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을 뿐이다."

이어 "내가 많이 먹는 것보다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소탐대실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많은 것을 나눠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최근 느끼는 것이 있다면 10년 넘게 일해서 배운 지식보다 1년에 걸친 깨달음이 크다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믿음과 가치만 있다면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가 생각했던 세상은 현실과 다르다'는 것만 확실히 배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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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그에게 위기는 존재했다. 바로 마이티 퀘스트 이후 떠나간 직원들의 뒷모습을 본 것이다. 

"살아가면서 가슴에서 울렁거리는 심정을 느꼈다. 돈이나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친구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터라 가슴이 아팠다. 지금도 후회가 된다. 또 직원이 내민 2500만 원의 통장을 보며, 그냥 울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것도 아니고 개발자라는 업을 선택한 것을 제일 후회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내가 왜 이렇게까지 비참해져야 하는 생각과 함께 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겁도 났다. 그때부터 그냥 독해지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떻게든 살아남겠다고, 나 자신에게 약속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무조건 함께할 것으로 고쳐먹었다. 나의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꿈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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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어렸을 적에 배웠던 '바른 생활' 교과서는 현실과 다르다는 모순을 증명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상적인 가치만 있어서는 안되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했을 때 기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찾아온다는 것.

"마이티 퀘스트의 실패가 없었다면 김남석이라는 사람은 속물에 그쳤을 수도 있다. 지금에서야 현실을 직시하고, 깨달음을 얻게 해준 것만으로 성공 이상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내가 살아가면서 지금처럼 좋은 동료를 만날 수 있을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처럼 같이 밥을 먹는 동료가 보인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게임은 분명히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어 "예전에는 거만함 때문에 장님처럼 행동했지만, 지금은 실패라는 약으로 주변의 동료를 살필 좋은 기회를 얻었다.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나 또한 노력할 것이고, 나의 노력으로 동료들이 잘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냥 그것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우스갯소리로 원피스의 동료애를 연신 강조했지만, 보통 운(運)과 둔(鈍) 그리고 근(根)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 법이다. 오올블루 김남석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주변을 맴돌고 있었을 뿐이다.

정동진 기자(jdj@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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