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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히어로즈오브더스톰(이하 히어로즈)에 초갈을 업데이트하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히어로즈를 즐기는 유저라면 황혼의 망치단 족장 초갈의 등장은 반갑고도 또 불편할 것이다. 특히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오랫동안 즐겨온 유저라면 초갈의 만행과 사악함에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특히 굴단에 의해 최초로 마법사가 된 오우거(!)로 워크래프트2부터 등장한 나름 인기인이다.
바로 그 오우거 초갈을 직접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 워크래프트2 부터 인기(?)를 쌓아오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욕쟁이 오우거로 승화된 초갈. 특히 번역된 대사는 한글화의 정수를 보여줬다. 접근전과 이동을 맡는 초(좌)와 원거리 마법을 맡는 갈(우)
재미있는 것은 두명의 유저가 함께 조종하는 2in1형의 특별한 영웅이라는 것이다. 한명은 초갈의 움직임을담당하는 근접 전사 영웅 ‘초’를 조종하게 되며, 다른 한명은 초를 따라다니며 적에게 마법을 시전해 피해를 주는 원거리 암살자 영웅 ‘갈’을 조정한다. 이는 밀리터리 시뮬레이션 게임 등에서나 일부 선보여진 흔치 않은 방식이며, MOBA에서는 사실상 처음이다.
눈치 빠른 유저라면 초갈이 두 유저의 손발이 얼마나 잘 맞느냐에 따라 망캐릭이 될 수도 신캐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간파했을 것이다. 하지만 전차나 공격 헬리콥터 시뮬레이션처럼 단순이 조종 잘 하고, 조준 잘 하는 것으로 각자의 역할이 나뉘는 것이 아니기에 협력의 효과는 더욱 극대화 될 수 있는 구조다.
그 이유는 서로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갈 유저는 탈 것 버튼인 Z키를 눌러 사용하는 “서둘러, 멍청아!” 기술로 초의 이동속도를 높이는 한편 다른 유닛을 통과할 수 있는 액티브 스킬을 갖고 있어 이동과 근접 위치를 책임지는 초 유저에게 제법 임팩트 있는 지원을 할 수 있다. 이는 갈 유저가 장거리 공격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초 유저에 준하는 근접전 위치 선정과 전황 파악도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초 유저는 갈의 룬 폭발의 위력과 범위를 확대해주는 폭탄을 굴릴 수 있다. 이 폭탄이 폭발하면 광역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초 유저는 갈 유저와 룬 폭발을 사용할 타이밍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이를 다시 말한다면 완전한 역할분담이 아닌 상호 보완적 역할수행인 것이다. 상호 이해와 협동의 정도에 따라 시너지가 더욱 커질 수도, 그 반대의 경우라면 트롤링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재미있는 측면 덕에 초반에는 좌충우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러 전황별 초&갈의 대처방안이 매뉴얼화되는 시점까지는 온갖 트롤링이 선보여질 것이지만, 어느 정도 대응 매뉴얼이 공유되고 나면 전문적인 ‘꾼’들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작위 매칭보다는 애당초 팀 단위로 준비되는 e스포츠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전력으로 떠오를 것이 자명하다. 단언컨데, 히어로즈 e스포츠 경기에서 초갈은 단골손님이 될 것이고, 초갈의 운용 결과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유저는 초갈의 협동 혹은 분란을 지켜보는 것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최승훈 기자(mugtrpg@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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