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삼성의 롤챔스 상대 전적이 이번 결승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2016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쉽 결승전이 열린다. 이번 결승에서는 한국 지역 대표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가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단일팀 체제로 리그가 운영된 이후 SK텔레콤과 삼성은 롤챔스 정규 시즌에서 총 8번의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SK텔레콤의 8:0 전승. SK텔레콤은 8번의 대결에서 단 두 세트만 내줬을 뿐 경기 자체는 모두 승리하며 삼성 상대로 굉장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삼성은 2년 동안 SK텔레콤 상대로 단 두 세트만들 따내는데 그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은 단일 팀 체제로 개편된 이후에도 세계 최정상 팀으로 군림했다. 롤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멤버들이 다수 팀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다시 팀을 꾸려 명맥을 이어갔다. 새롭게 탑 라인을 맡은 '마린' 정경환과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 서포터 '울프' 이재완 전 멤버 못지 않은 경기력을 뽐냈고, 마린의 죽국행 이후 합류한 '듀크' 이호성 역시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팀 전력 향상에 일조했다.
반면 삼성은 롤드컵 우승 이후 감독을 비롯 우승의 주역들이 모두 해외 팀으로 이적하면서 신인 선수들로 새롭게 로스터를 꾸렸다. 그 결과 2015 시즌 챌린져스 강등권으로 몰리는 등 팀 전력이 크게 약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2016년에도 힘을 쓰지 못하던 삼성은 롤드컵 선발전에서 경기력이 급격히 향상되며 ㅎ란국 대표로 롤드컵 본선에 오르는 드라마를 썼다.
데이터가 말해주듯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SK텔레콤의 우세가 점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롤챔스와 롤드컵을 거치면서 보여준 경기력이 굉장히 안정되어 있고, 부진에 빠져 있던 '뱅기' 배성웅이 최근에 다시 살아나면서 딱히 약점이라 볼 수 있을 만한 부분이 없기 때문. 특히 SK텔레콤 특유의 노련한 운영 능력은 불리한 경기를 역전해낼 만큼 대단해 SK텔레콤이 유리한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과 데이터에서 밀리는 삼성은 패기와 기세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2016년 스프링 시즌까지 경기력이 보잘 것 없었던 삼성은 롤챔스 서머 시즌과 롤드컵 선발전을 거치며 탈태환골한 듯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롤드컵 선발전에서는 숙적 kt 롤스터를 접전 끝에 제압하며 롤드컵 출전권을 차지, 지켜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kt 상대로도 승리를 거둔 적 없는 상황에서 이뤄낸 결실이었던 만큼 그 승리는 더 대단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이미 kt 상대로 상대 전적 열세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롤드컵 본선에 들어서며 삼성의 경기력이 한층 더 성장한 만큼 기세만 잘 탄다면 SK텔레콤 상대로 기적을 연출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양 팀의 승부는 1세트 승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SK텔레콤이 1세트를 승리한다면 삼성의 연승을 끊는 동시에 분위기를 자신들 쪽으로 끌어와 의외로 손쉬운 우승을 노려볼 수도 있다. 반면 삼성이 1세트를 승리한다면 연승으로 인한 상승세가 상대 전적 열세를 뒤집을 수 있는 부스터가 되어줄 수 있다.
과연 롤드컵 결승에서 데이터에 기반한 결과가 나올지 아니면 데이터를 깨부수는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정한 기자 (ljhan@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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