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MSI를 휩쓸 중국산 강타가 황사처럼 무서운 이유를 짚어 봤다.
‘블랭크' 강선구는 예전 인터뷰에서 진에어의 ‘윙드’ 박태진을 저격하며 자신을 중국산 강타라고 표현했다. 이 선수 요즘 참 무섭다. 그의 전매특허는 적의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갱킹이며 분위기를 급 반전시켜 승기를 가져온다. 이 선수 덕분에 시즌 초기 8전 4패로 속이 답답해졌을 SKT T1 팬들의 속도 그 체증이 순식간에 가라앉았을 것이다.
그 절정은 역시 리그오브레전드 IEM 카토비체 월드 챔피언십에서였다. QG는 불리했던 상황을 바론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뒤집으려고 했다. 그 한가운데 강선구가 중국산 강타를 정확히 꽂았고, 이 스킬로 SKT T1은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이때 강선구가 보여준 자신감은 경기 시작 전 콧잔등에 두 손을 포개고 긴장을 누르던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자신감이란 날개를 단 강선구는 점차 자신에 대한 여론을 반전시켰다.
매서운 갱킹과 이니시에이팅은 승리에 주요한 경우가 많았다. 불안 섞인 동공에는 진지함이 가득해졌고, 입가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일상생활을 담은 영상에서는 ‘페이커’ 이상혁과 썰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넘치는 인간미를 보여줬다.
요즘 강선구를 보면 ‘벵기’ 배성웅과 ‘뱅’ 배준식이 떠오른다. 상대의 동선을 파고드는 맵 장악력과 킨드레드를 주요 카드로 사용했을 때 발휘되는 캐리력은 이 두 선수를 합친 것 같다.
이런 점들이 SKT T1의 ‘작은 거인’ 강선구의 활약을 MSI에서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이처럼 강선구는 이제 막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롤챔스 플레이오프 전에서 SKT T1의 최병훈 감독이 승리를 위한 전략의 중심으로 삼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떠안았다. 더욱이 결승전에서는 킨드레드로 무섭게 ROX를 압박하며 우승을 향한 투지를 불태웠다. 이 기세로 SKT T1은 마침내 우승할 수 있었다.
SKT T1에게는 올해 서머시즌과 롤드컵 등 올라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이제 SKT T1의 진격은 시작됐을 뿐이다. 바로 눈 앞에는 MSI가 가로막고 있다.
SKT T1에게 MSI는 작년에 아쉽게 준우승을 멈췄기에 더 높을 곳을 노려야 하는 산이다. 이 등반에 이제 ‘블랭크’ 강선구가 함께 한다. 그의 중국산 강타가 승리를 위한 활로가 될 지는 4일 개막 경기로 펼쳐질 ‘슈퍼매시브’와 경기부터 확인할 수 있다.
정호 기자(jh@monawa.com)
등록순 최신순 댓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