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2018 본무대라고 할 수 있는 8강전이 10월 21일(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LCK 2팀, LPL 3팀, LCS EU 2팀, LCS NA 1팀이 올라와 치열한 대결을 펼쳤던 8강에서 LCK 2팀이 모두 탈락하고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LPL의 RNG가 탈락하면서 2012년 이후 LCK 팀이 없는 첫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 마지막 한타에서 패배하며, 4강에서 탈락한 KT롤스터
8강전 1경기는 LCK 팬들의 기대를 받았던 KT롤스터 vs LPL 서머에서 RNG을 벼랑 끝까지 몰았던 인빅터스 게이밍(IG)의 경기였다. KT롤스터와 IG는 1세트 초반부터 거칠게 싸우기 시작했고 초반 5킬을 쓸어 담은 IG가 경기를 크게 앞서가며 1세트를 쉽게 가져갔다. 이어지는 2세트에는 갈리오를 선택한 IG의 루키가 KT롤스터 선수들을 궁극기로 띄우는 데 성공하며 한타를 승리해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3세트에는 KT롤스터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스맵의 빠른 판단으로 3세트에서 가까스로 승리한 KT롤스터는 4세트까지 무난하게 승리하면서 2:2로 균형을 맞췄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알 수 없는 픽밴으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제대로 된 한타 한번 해보지 못한 채 패배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KT와 IG의 경기에서 KT가 패배하면서 LCK식 운영 메타는 더이상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고 LCK 팀들이 너무 안정적인 운영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 RNG와 G2의 운명을 결정했던 야난의 생존
8강전 2경기는 롤드컵 2018 우승 후보로 점쳐진 RNG와 8강 최약체라고 평가된 G2의 경기였다. 최강팀 VS 최약체의 대결이었던 만큼 RNG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그 결과는 최고의 이변이 기다리고 있었다. 1세트부터 G2를 압도하며 쉽게 승리를 가져갔던 RNG는 2세트에서 G2에게 한타 패배로 승리를 헌납했다.
이어지는 3세트에서는 카사와 밍의 슈퍼 플레이로 G2를 가볍게 누르며 승리했고 4경기부터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최강 팀이었던 RNG가 킬스코어 15:1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로 G2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G2의 미드라이너 퍽즈는 그야말로 게임과 멘탈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팀을 캐리했다.
마지막 5세트에서 경기 초반 우지가 쓰레쉬의 랜턴을 타지 못하게 방해한 G2가 우지를 처치하며 주도권을 잡아갔고 그 상황에서 야난의 진이 체력 1만 남기고 살아가면서 게임이 G2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즉발 CC기가 없어 르블랑을 억제하는 데 실패한 RNG는 퍽즈의 르블랑에게 휘둘리기 시작했고 G2가 롤드컵 2018 최대의 이변을 만들어내며 4강에 진출했다.
▲ 녹턴+오른 궁 조합으로 아프리카 프릭스를 박살낸 C9
3경기는 한국팀 감독의 지략 대결인 아프리카 프릭스 vs C9의 경기였다. 아프리카 프릭스와 C9은 LCK, LCS NA의 최후의 생존팀으로 리그의 자존심이 걸린 매치업이면서 서로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점에서 비등비등한 경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일방적인 C9의 승리였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메타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며 C9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개개인의 경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탑 라이너인 기인이 3세트 내내 딜량 1등을 차지하면서 팀을 이끌어봤지만, 그것만으로 승리를 만들어내긴 역부족이었다. C9은 메타에 잘 맞는 픽밴과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손쉽게 4강에 진출했다.
▲ 바론 앞 한타에서 승리하며,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프나틱
4경기는 유럽의 맹주 프나틱과 LPL 3번 리그 EDG와의 경기었다. 프나틱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IG에게 승리를 거두고 조 1위로 진출한 강팀으로 유럽 최고의 미드라이너인 캡스가 EDG의 미드라이너인 스카웃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매치업이었다. 이번 롤드컵으로 위상이 올라간 LCS EU가 LPL를 상대로 다시 한번 이길 수 있을지도 경기를 관전하는 포인트였다.
1경기는 르블랑을 선택한 EDG의 스카웃의 맹활약으로 EDG가 가볍게 승리했다.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핫한 챔피언인 르블랑이 다시 한 번 활약하면서 0티어 챔피언으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 바로 프나틱과 EDG의 1경기었다. 2경기에서는 프나틱의 소아즈가 얼어붙은 건틀릿을 사용하는 딜탱 빅토르로 한타에서 활약해 프나틱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이어지는 3세트에서는 그야말로 명경기가 펼쳐졌다. 프나틱의 캡스가 야스오로 경기 내내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경기는 불리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킬스코어가 밀리던 프나틱은 공격적인 운영으로 EDG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그 사이 CS를 챙기면서 성장하던 레클레스가 압도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4경기에서는 캡스가 르블랑을 선택해 EDG의 아이보이를 끊어내고 소아즈가 탑 도벽 스웨인을 선택해 엄청난 성장력을 보여주면서 견제와 한타에서 둘 다 앞서가며 게임에 승리했다. 재밌는 점은 캡스는 3, 4세트에서 라인전에서 내내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특유의 공격성으로 상대를 주춤하게 만들었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팀이 성과를 거둔 8강
이번 8강은 LCS EU의 공격적인 메타가 현재 가장 강력한 메타라는 것을 입증한 경기였다. 소극적 운영보다는 화끈한 싸움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 남에게 휘둘리기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G2, 프나틱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적인 모습으로 어려운 경기도 역전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루했던 운영 메타에서 벗어나 박진감 넘치는 공격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롤드컵 2018, LCK 팀이 전부 탈락하고 세계 대회 전관왕을 노리고 있던 RNG도 탈락한 상황에서 어떤 팀이 왕좌를 차지하게 될지 지켜보자.
서진수 기자(sjs@monawa.com)
등록순 최신순 댓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