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관심을 자극하는 제목에 마치 아이가 아무렇게나 그린 낙서인듯 아닌듯 오묘한 그래픽으로 시선까지 사로잡는 'RPG그녀', 이런 'RPG그녀'를 만들어낸 1인 인디게임 개발자 양주현(닉네임: 폭풍류)개발자를 직접 만나 그의 게임개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크한 프로그래머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선택! 인디
다소곳하게 자리에 앉아 매체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살살 해달라고 말하는 양주현 개발자, 왠지 모를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며 언제 어떻게 인디게임에 입문하게 됐는지 조심스럽게 첫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전까지 중/소형 게임 개발사에서 프로그래머로만 10년 넘게 재직하다가 지난 2013년 1월 인디게임 개발에 입문했다. 보통 프로그래머라고 하면 연상되는 다크한(?) 생활을 했었는데 더는 이대로 계속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과감히 굴레를 벗어나 인디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디는 자유로운 창작 활동과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게임을 만들다보니 또 욕심이 났다. 인디로 전향 한 후 만든 첫 타이틀은 '타워 오브 브릭스(원제 푸시보이)'였는데 이때 19세기 스팀펑크 세계관을 정립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 클리커 RPG장르를 택했고 육감적인 몸매의 그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것이 바로 'RPG그녀'였다.
1인 게임 개발을 위한 필수 조건, 다양한 경험과 지식!
홀로 인디게임을 개발해 보면서 느낀 점에 대해 묻자, 그는 "혼자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의논 할 상대가 없다거나 가끔 사무치게(?) 외롭다는 것보다는 나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게임에 그대로 투영되는 것을 보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하면서 나 자신의 부족함을 알았기에 이를 메우려고 노력했다. 회사로 말하자면 일종의 투자 개념인데 실제 'RPG그녀'를 만들기 위해 무작정 만화학원을 찾아가 수강을 신청했다. 4개월 동안 얼굴 스케치만 배웠는데 'RPG그녀'를 보면 얼굴에 비해 몸이나 관절의 완성도가 낮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는데는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확신에 차 있었다.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 선택한 인디게임, 하지만 더 잘만들고 싶은 욕심에 스스로를 옭아매고 모니터 앞에 묶여 있다면 그 것은 더이상 인디게임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해탈의 경지에 다다른 인디게임 개발자의 소울이 느껴졌다.
기업의 상업성과는 다른 인디만의 경험 누적과 상업성!
'RPG그녀'가 좋은 반응을 모았는데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지 묻자, 그는 "현재 차기작으로 액션 디펜스 장르 게임 '좀비VS그녀'를 개발 중인데 조만간 출시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앞서 말했듯 너무 개발에만 얽매이지 않고 자기개발에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다. 시간이 되면 3D그래픽과 경제학을 좀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디게임의 상업성은 기업이 추구하는 이윤 창출을 위한 상업성과는 엄연히 다른 성격을 가진다. 개인 또는 팀의 성취감, 차기작을 만들기 위한 자기 개발과 기본적인 자금 마련을 위한 상업성은 어느정도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차기작이 흥행하고 자금적인 여건이 허락된다면 팀을 구성해서 좀 더 큰 규모의 게임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그(폭풍류), 1인 인디게임 개발자의 고뇌와 철학이 담긴 'RPG그녀'로 미풍을 일으킨 그는 거대한 폭풍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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