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출시한 엔트리브소프트의 소환사가 되고싶어 for Kakao(이하 소환사가 되고싶어). 한 때 트릭스터 유저를 땅꾼(?)으로 훈련했던 PC 온라인 게임 '트릭스터'를 소재로 한 모바일 RPG로 새롭게 거듭났다.
단 원작의 틀은 유지하면서 보드 게임의 재미 요소를 접목, 이전에 등장했던 PC 온라인 게임 기반의 모바일 게임과 궤를 달리하는 작품으로 지난 테스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소환사가 되고싶어를 통해 엔트리브소프트는 트릭스터를 어떻게 부활시켰을까. 엔트리브소프트의 오인근 개발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소환사가 되고싶어는 8명이 시작해서 현재 17명이 참여한 프로젝트다. 개발 기간만 만 2년이 걸렸고, 그동안 숱한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운을 뗀 오인근 개발팀장.
그와 함께한 개발팀의 숱한 고민은 바로 트릭스터다. 원작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소환사가 되고싶어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
"소환사가 되고싶어 이전에 등장했던 원작 기반의 모바일 게임을 지켜보며 느낀 점이 많았다. 성공한 작품도 있었지만, 제대로 명함도 내밀지 못한 채 실패한 게임들도 지켜봤다. 이를 지켜보며, 유저들의 추억과 괴리감이 존재한다면 우리 게임조차도 앞 날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어 "사실상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 것은 고민 때문이다. 과연 유저들이 가지고 있었던 느낌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트릭스터 고유의 감성을 그대로 구현해보자는 말도 현실과 다르다. 말은 쉽지만, 정작 결과물로 보여줬을 때 이를 만족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그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2월에 진행한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가능성을 타진했고, 유저들의 다양한 피드백도 하나씩 수집했다.
"원작의 존재를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래서 트릭스터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이전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NPC, 몬스터까지 모바일 게임에 맞춰 변신했다. 또 예전에 들을 수 있었던 원작의 BGM과 효과음도 그대로 사용했다. 비록 일부에 불과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또 "원작은 에피소드 6에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여운을 남기고 서비스를 종료했기 때문에 이후 전개될 스토리는 고스란히 소환사가 되고싶어에 녹아들었다. PC 온라인 게임에서 이어지지 못한 이야기를 마무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된 소환사가 되고싶어는 초창기 프로토타입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스테이지 플레이 타임도 길었고, 지금보다 복잡하고 불편한 UI도 있을 정도였다.
"단순한 원작의 소스를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요즘 시대에 맞춰 재구성했다. 물론 2D에 대한 감성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도 곱씹었다. 그저 카드 RPG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데이트 플랜에 따라 계속 호흡할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물론 트릭스터에 대한 선입견, 즉 트릭스터를 경험한 유저들만 즐길 수 있다는 인식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또 "소환사가 되고싶어에서 트릭스터를 덜어내면 색다른 모바일 RPG로 경쟁해야 한다. 그래서 출시 이후 매주 업데이트를 진행, 유저들의 콘텐츠 소비 속도와 함께 호흡할 예정이다. PvP조차 한 달 이내에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 순차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혹자는 소환사가 되고싶어를 두고 캐릭터가 많은 게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그는 "형태는 카드 RPG와 비슷하지만, 그저 새로운 캐릭터만 추가하고, 강조하는 게임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 캐릭터를 재활용, 이들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처음에는 3성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캐릭터의 숨겨진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작 트릭스터와 2D의 감성, 유저들과 교감을 통해 천천히 전진하는 게임이 되도록 하겠다."
정동진 기자(jdj@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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