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친구들과 친목을 다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가 발전하지 않았을 때는 한 친구의 집에 여럿이 모여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때로는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서로의 분노와 짜증을 유도하기 위해 게임을 하기도 한다.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하면 친구를 화나게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 멱살로 끝나면 다행이다
◈ 가상의 싸움을 현실의 싸움으로 - 대전 액션
기본적으로 대전 액션 장르는 어느 정도 우정 파괴 요소를 갖고 있다. 서로 각오를 하고 게임을 하지만 그럼에도 분노는 점점 쌓여간다. 연패할 경우 서로 실력이 비슷하다면 억울한 기분이 들고, 실력 차가 크다면 묘하게 무시당하는 기분이 든다. 어느 쪽이건 분노를 일으킨다는 점은 같다.
강한 공격으로 호쾌한 콤보를 넣는 것보다는 자잘하고 귀찮은 공격이 더 짜증을 유발한다. 특히 무한콤보가 있는 게임에서는 최대의 시간을 들여 최대의 분노를 선사할 수 있다. 이지선다 유형의 공격을 반복하는 것도 친구의 분노를 끌어내기 좋은 방법이다. 크게 이기고 있을 때 일부러 게임을 끝내지 않는다거나 도발을 하는 등 흔히 말하는 ‘인성 질’을 시전하면 리얼 철권이 시작될 위험이 있으니 주의.
▲ KOF97 테리의 무한 파워차지, 히트 수 만큼 분노도 쌓인다
▲ 이기고 있을 때 도발은 높은 확률로 주먹을 부른다.
◈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 난투액션
아예 대놓고 친구끼리 싸우라고 만든 게임이다.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고전 게임 중에서는 열혈고교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다른 편에서 게임을 할 때는 물론이고 같은 편일 때도 서로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덕분에 고의로 트롤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반대로 열심히 했지만, 실수로 인해 친구에게 피해를 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승리가 목적이 아닌 서로를 방해하기 위해 플레이하게 되는데 그때가 진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게임의 목적이 승리가 아니라 친구를 방해하는 것으로 바뀌는 순간 위험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 게임을 할수록 목적이 희미해지는 열혈고교 시리즈
스크린샷은 ‘다운타운 열혈 행진곡 가자 대운동회 올스타 스페셜’
▲ 대놓고 분쟁을 유도하는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시리즈
◈ 우정 파괴 게임의 원조 - 보드게임
부루마불 계열의 게임은 초반에 강하게 치고 나갈 수만 있다면, 이후에는 나머지 친구들이 어떻게 나락에 떨어지는가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땅을 많이 얻지 못해 영토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된 친구는 게임을 끝내고 싶어 하지만, 서로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그마저도 쉽지 않다. 정 힘들면 무인도 가서 쉬자. 물론 무인도로 가는 것도 쉽지는 않겠지만.
카탄은 친구들끼리 협상을 통해 게임을 풀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속해서 한 친구만을 집중적으로 견제한다면 그 친구의 분노는 순식간에 한계까지 차오를 것이다. 특히 눈앞에서 대놓고 한 사람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자는 식의 협상을 벌일 경우, 그 당사자가 판을 엎어버릴 위험이 있으니 주의할 것.
▲ 부루마불의 우정 파괴 요소는 모두의 마블이 계승한다
▲ 카탄을 플레이하다가 분노가 폭발하는 유명 영상
◈ 내가 하지 못한 1등은 의미 없다 - 레이싱
니드 포 스피드나 릿지레이서 등의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에서도 친구의 차에 부딪혀서 짜증을 유발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진정한 우정 파괴 플레이는 마리오 카트나 카트 라이더 등 아아템을 사용할 수 있는 캐주얼 레이싱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류의 게임은 아이템 사용이 중요하다. 그런데 사용하라고 만들어둔 아이템이라고 해도 사용하기에 따라 친구의 분노를 이끌어낼 수 있다. 광범위 공격이나 1등을 대상으로 한 아이템이 특히 위험하며, 친구가 1등으로 골인하기 직전에 아이템으로 방해해서 이겨버리면 다음 순간 현실에서 아이템이 날아올지도 모르니 주의하자.
▲ 등껍질을 던질 때면 와리오와 같은 표정이 된다.
◈ 협력은 개나 줘버려 - 액션
벨트스크롤 액션은 혼자 하는 경우와 둘이 하는 경우 플레이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어느 정도 합의하에 움직이는 것이 필수로 혼자서 멋대로 움직인다면 모두의 짜증을 불러온다. 거기에 아이템을 마구잡이로 집어먹는 행위까지 추가한다면 공격 대상이 자신으로 바뀔 수도 있다.
고전 게임 아이스 클라이머는 서로 진행 속도를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명이 먼저 올라가 버렸을 때, 친구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 라이프를 잃는다. 특히 친구가 아슬아슬하게 따라오고 있을 때 확 치고 올라가 버리면 멱살을 잡힐 수도 있다.
▲ 체력이 적은 친구가 있는데 물약을 먹는다면?
▲ 아이스 클라이머, 따라오거나 말거나 내 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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