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 가운데 가장 전력소비가 많은 것은 페이스북으로 조사되었고, 인스타그램 지난해 월 사용자수가 4억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은 유저수가 5천만에 달한다. 기술이 고도화되고 물리적으로 접촉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사람은 여전히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극명하게 증거되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미니 게임에서 점차 더 그럴싸한 외형을 갖춰가고 있다. 한 때 자동 전투 일색이던 게임들은 어느덧 네트워크로 파티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길드를 결성하거나 채팅으로 자유로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변했다. 아예 음성채팅까지 지원하는 게임도도 등장했다. 손바닥 안의 게임에서도 소통과 교류 즉, 커뮤니티를 원하는 시대다.
△ 음성채팅을 지원해 유저간 소통과 교류를 강조한 헤븐
콘솔도 멀티플레이 그 이상의 월드와이드로 무대를 넓힌 지 오래다. 플랫폼홀더들은 수년전부터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단순히 게임이나 패치를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 유저간 교류나 대전 나아가 본격 MMO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헤드셋과 라디오 채팅을 지원하는가 하면 아예 웹캠과 키보드 컨트롤러로 PC에 준하는 커뮤니티가 가능한 시대다.
이쯤 되면 하드웨어적으로 더 나은 상황인 온라인게임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특히나 온라인게임산업이 꽃핀 한국에서는 커뮤니티의 비중과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협력과 경쟁의 정점인 ‘혈맹’을 핵심으로 하는 리니지는 18년간 서비스를 유지하면서도 분기당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기도 한다. 전세계 MMORPG의 신기원을 연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친구, 파티, 길드, 공격대 등 다양한 유형의 커뮤니티 방향을 제시해 취향에 맞는 소통과 교류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 혈맹으로 대표되는 커뮤니티 시스템을 구축한 리니지
물론 커뮤니티 요소를 넣는다고 무조건 성공한 것은 아니다. 크로스플랫폼의 이정표가 되어준 판타시스타는 콘솔과 PC 등 여러 플랫폼 유저가 함께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었으나, 아쉽게도 데이터 관리 문제와 이를 통한 어뷰징이 발목을 잡았다. 디아블로의 경우도 이와 같았는데, 이 문제는 디아블로2에서 서버 저장 및 서버 인증 방식으로 해결되어 큰 성공을 결실로 맺었다. 엔젤러브온라인은 유저와 소통하려던 운영진이 어뷰징으로 비춰져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 드림캐스트, 게임큐브, 엑스박스, PS2, PC 등 이종 플랫폼들을 하나로 묶어낸 판타시스타온라인은 비록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게임 산업에 큰 영감을 선사했다
애스커는 잘 만들었지만 서버 장애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기회 자체가 사라져버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네오위즈게임즈의 2016년 기대 신작인 블레스는 OBT 이래 친구 등 친목을 도모할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커뮤니티가 와해되고 있고, 파티 역시 클래스 확인이나 지정을 어려워 협동 플레이도 요원해져 유저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 아직 OBT인 블레스는 친구, 파티 등의 분야에서 유저들에게 많은 지적을 받고 있어 기로에 섰다
성공한 게임들은 거의 다 커뮤니티가 강조되고 있고, 커뮤니티가 부족하거나 어려운 게임은 여지없이 고난의 대장정을 걷게 되었다. 대행군의 끝에 살아남는 이도 있지만 누군가는 종말점에 다다르지 못하기도 했다.
최승훈 기자(mugtrpg@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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