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초 한국 게임시장의 매출 지형은 여전히 모바일 MMORPG 중심이다.
연말과 연초를 거쳐 집계된 주요 앱마켓 매출 상위권은 장기 서비스 중인 대형 MMORPG들이 지키고 있으며, 신작 역시 대규모 마케팅을 앞세워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승부는 이미 기울어 보인다.
매출은 MMORPG, 체감 열기는 서브컬처
반면 체감 열기는 다른 방향에서 만들어진다.
블루 아카이브, 승리의 여신: 니케, 헤븐 번즈 레드, 러브 앤 딥스페이스 등 서브컬처 게임은 매출 순위와 무관하게 커뮤니티와 SNS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며 존재감을 유지한다. 게임을 넘어 캐릭터와 세계관 자체가 소비되는 현상은 서브컬처 장르의 가장 큰 특징이다.
대중성과 팬덤, 유저 구조가 갈랐다
두 장르의 간극은 유저 구조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MMORPG는 폭넓은 유저를 전제로 설계된 장르다. 직관적인 성장 구조와 경쟁 중심 콘텐츠는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다수의 유저를 빠르게 끌어모은다. 이 구조는 자연스럽게 매출 규모로 이어진다.
반면 서브컬처 게임은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전제로 한다. 유저 풀은 제한적이지만, 일단 유입된 유저는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 대중성과 팬덤이라는 서로 다른 지향점이, 장르의 성격을 결정짓는다.
화제성과 매출이 비례하지 않는 이유
과금 방식의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MMORPG는 다수의 유저가 소액부터 고액까지 폭넓게 결제하며 매출을 쌓는 구조다. 반면 서브컬처 게임은 핵심 팬층이 반복적으로 결제하는 형태에 가깝다. 유저 1인당 결제력은 높지만, 전체 유저 수가 제한적인 만큼 매출 총량에서는 차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서브컬처 게임은 화제성에 비해 매출 순위에서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는 흥행 실패라기보다는 구조적 차이에 가깝다.
2026년의 선택, 판을 키울 것인가 팬을 지킬 것인가
결국 2026년 초 한국 게임시장은 ‘판을 지배하는 MMORPG’와 ‘팬덤을 지키는 서브컬처’라는 두 축으로 나뉜다. 두 장르는 경쟁 관계라기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경계의 이동이다. MMORPG가 기존 공식을 반복하며 보수화될 경우 유저 피로는 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서브컬처 게임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대중성을 확보한다면, 지금보다 넓은 시장으로 확장할 여지도 있다.
2026년은 이 두 장르가 각자의 한계를 어디까지 넘을 수 있는 지를 시험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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