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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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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걸KimGeol 등록일(수정) : 2024-03-28 03:52:39
[모바일] 리니지 형제도 깜놀하게 한 ‘버섯커 키우기’ 흥행 돌풍의 비결

http://www.hungryapp.co.kr/news/news_view.php?durl=YmNvZGU9... 신고

캐주얼 게임은 최근 몇 년간 게임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장르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던 캐주얼 게임이지만 최근에는 히트작들이 여럿 출시되면서 그 인기를 더욱 실감케 한다.

캐주얼 게임은 간단한 조작으로 짧은 시간 동안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통칭한다. 미국의 게임 디자이너 '그레고리 트레프라이(Gregory Trefry)'가 정의한 캐주얼 게임의 공통적인 특징에는 ▲뚜렷한 규칙과 목표 ▲낮은 진입장벽 ▲짧은 게임 세션 ▲친숙한 게임 소재 등 4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징들은 게임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다양한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게임이 보다 폭넓은 사용자층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캐주얼 게임 시장 또한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게임의 캐주얼화도 점점 진행되는 추세다. 특히 방치형 캐주얼 게임은 사용자가 게임을 시작하고 나면 거의 개입하지 않고도 게임 캐릭터들이 자동으로 행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사용자들에게 더욱 편안하고 스트레스를 덜 주는 편이다. 이러한 특성은 출.퇴근길 등 시간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2019~2023년 한국 모바일RPG 매출 하위 장르 비중

주요 게임사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캐주얼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방치형 RPG인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 컴투스홀딩스의 '소울 스트라이크' 등 방치형 게임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국내 게임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최근에는 '버섯커 키우기'가 장기간 정상을 지켜온 '리니지M'이나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MMORPG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버섯커 키우기'는 중국 개발사인 조이 나이스 게임즈에서 만든 방치형 게임으로 출시 직후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말 홍콩과 대만 iOS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고 12월엔 한국 시장에 진출해 여러 차례 1위를 기록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통합 매출 순위에서 '버섯커 키우기'가 5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의 '리니지M'이 절대 강세를 보였던 구글플레이 스토어마저 '버섯커 키우기'의 압도적인 위세에 휩쓸리면서 국내 주요 앱 마켓 3사에서 동시에 매출 1위를 석권하는 게임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모바일인덱스 2월 12일 일간 매출 순위

지난 2월 말에는 일본 iOS 차트에서 일시적이지만 1위를 차지하는 등 그야말로 아시아의 주요 시장에서 '버섯커 돌풍'을 일으켰다. 그만큼 게임의 퀄리티와 콘텐츠가 다양한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음을 보여준다.

각 지역별 현지화부터 흥미로운 포인트가 엿보인다. 일본에서는 '버섯커 키우기'의 UI를 기존보다 많이 간소화하고 게임 메인 화면에는 여신 캐릭터를 배치해 튜토리얼을 진행한다. 해당 캐릭터는 일본의 유명 성우 '타케타츠 아야나'가 더빙해 현지 감성을 더욱 살렸다. 이는 일본 문화와 취향을 고려해 게임을 최적화하고 유저들에게 보다 친숙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에서는 게임의 배경을 종말 컨셉으로 바꿔, 버섯 주인공이 세상을 구하는 스토리를 전개한다. 이에 따라 음악, 더빙, 스킬 애니메이션 등의 세부 표현도 변경된다. 버섯의 이미지를 '메이플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스타일로 디자인하고 게임 홍보를 위한 광고에서도 버섯들이 다양한 유명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모습으로 구현해 유저 친밀감을 높였다. 기발한 말장난을 활용한 '버섯커 키우기'라는 작명 또한 흥행에 한몫한 듯하다.

▲한국 유저들에게 익숙한 캐릭터로 분장한 버섯커들

공격적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출시 초기에 대규모로 광고를 노출시키면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광고 채널을 활용, 홍보 바운더리를 넓혔다. 특히 SNS,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 전방위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함으로써 게임 인지도를 높였다. 유저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무료 뽑기 등의 혜택을 제공해 더 많은 유저들을 유입시켜 게임에 머무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출시 초기부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도 성공적으로 평가받는다.

▲’3000뽑기 무료증정’ 혜택을 강조하는 마케팅

그러나 '버섯커 키우기'가 이처럼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대규모 마케팅의 중요한 역할 외에 게임 자체의 중독성과 재미도 무시할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크레이지 기사단'과 '레전드 오브 슬라임'의 핵심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조합해 탄생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크레이지 기사단'의 상자 까기 시스템은 '버섯커 키우기'의 핵심 요소다. '상자 열기 → 장비 교체 → 능력치 성장 → 실력 검증'의 순환을 통해 유저가 직관적인 캐릭터 성장의 재미를 반복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레전드 오브 슬라임'은 각종 뽑기 시스템을 통해 유저가 '자원 획득 → 자원 소모 → 능력치 성장 → 실력 검증'의 과정을 거쳐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매몰 비용이 거의 없는 성장 시스템으로 구현해 유저는 스트레스 없는 쾌적한 성장을 즐길 수 있다.

'버섯커 키우기'는 '크레이지 기사단'의 상자 까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면서, '레전드 오브 슬라임'의 성장 시스템을 추가해 유저들에게 다채로운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조합은 유저들이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고,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게 유도한다.

▲게임의 핵심 시스템： 뽑기 & 상자까기(램프)

캐주얼 게임은 낮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어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저 충성도가 낮고, 구조적 한계로 인해 리텐션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리텐션은 게임 설치 후 유저가 다시 게임에 접속하는 지표를 나타내는 용어로, 낮은 리텐션은 장기간 꾸준히 플레이하는 유저가 적음을 뜻한다.

캐주얼 게임의 흥행을 위해서는 유저 확보와 리텐션 유지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게임 개발사들은 난이도를 높이고, 게임 루프를 보완하며 유저 이탈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인기 있는 캐주얼 게임들도 캐주얼한 기본 틀 안에 육성 또는 수집과 같은 시스템을 추가해 유저 이탈률을 감소시키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 또한 앞서 말한 핵심 캐주얼 시스템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도입해 게임의 깊이를 확장시켰다. 펫, 던전, 전직, 유저 경쟁, 길드 전쟁 등 MMORPG 구조와 유사한 많은 후반부 게임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유저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과 재미를 제공했다. 이처럼 게임의 깊이와 유저들 간의 상호작용을 향상시키는 장치들을 다수 추가해 콘텐츠의 볼륨을 극대화했다. 유저들이 더 오랜 기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흥행의 기틀이 되기 때문이다.

▲ 2019~2025년 게임 장르별 다운로드당 평균 매출(*값은 추정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리니지 라이크’로 대변되는 MMORPG 장르가 장기간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반면에 캐주얼 게임은 접근성은 높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와 같은 '숏폼 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짧은 시간동안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캐주얼 게임이 모바일 게임 전체 다운로드량의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많은 개발사들도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유명 IP를 활용하거나 기존 작품을 리메이크해 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캐주얼 게임이 스토어 매출 상위권에 진입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면서 캐주얼 게임은 수익성이 낮다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 이런 트렌드 변화가 게임 업계에 더 많은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캐주얼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 걸 기자(jj@smartnow.co.kr)